후원제 재가동 3개월, 회원모집 탄력 붙은 경남도민일보

회원 600여명 도달… 초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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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제 재가동을 선언했던 경남도민일보가 약 석 달만에 후원회원 600여명에 도달하며 시행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민과 접촉을 강화한 결과다. 지역매체의 후원제 도입이란 이례적인 시도는 다음 단계로서 후원회원 전용 커뮤니티 활성화, 이를 통한 후원자의 콘텐츠 참여 등 새로운 지역신문 소비경험 제공이란 과제를 마주한 상황이다.


지난 5월11일 창간 23주년 기념식에서 후원회원제 재가동을 선언한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5일 현재 567명의 후원회원을 보유했다. 기존 회원수는 189명, 재가동 석 달만에 400여명이 늘었다. 1999년 토호언론의 병폐를 극복한다는 취지로 도민 6000여명이 주주로 참여하며 창간된 “개혁적 지역정론지”는 2019년 후원제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로 사실상 운영을 중단해왔다. 민병욱 경남도민일보 대외협력팀장은 “애초 목표는 창간 24주년 기념식까지 1년 동안 1000명을 해보자는 거였는데 조심스럽지만 탄력이 붙어 10월 말 예정한 후원회원의 밤 행사까지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경남도민일보는 초기 회원 모집에 지역민과 접촉을 늘리는 방향을 택했다. 지역주민을 후원 홍보대사로 지정하고 간략한 인터뷰, 매체에 바라는 점 등을 담은 연작 인터뷰 기사도 선보이고 있다.


초기 회원확보를 위해 경남도민일보는 지역민과 ‘대면 접촉’을 늘렸다. 지역 정재계, 예술계 인사는 물론 은행·치과 직원, 시민단체 활동가 등까지 다양한 지역민을 후원 홍보대사로 지정하고 인터뷰를 통해 소개했다. 최근 노사공동위원회는 평사원 5명 이상, 차장 이상 간부 10명 이상 후원회원 모집을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기존 신문확장 방식까지 활용된 모집은 ‘매체의 가치에 대한 지지’란 수익모델로서 후원제 토대에 기반하되 지역민과 밀착된 특수성을 적극 활용한 경우다.

후원제 도입 후 경남도민일보는 지속적인 후원을 위한 회원전용 커뮤니티 활성화, 편집국의 변화 등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후원자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준 콘텐츠, 취재 요청에 조재영 편집국장이 유튜브를 통해 답하는 영상.


후원제 전반 세팅은 만들어가는 중이다. 민 팀장은 “회원 모집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당 회원 확보 후 온라인 기사 내 광고 삭제’, ‘후원회원 운영 및 관리방안’, ‘후원금 사용처 공개’ 등 여러 측면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역종합지의 후원제 도입은 국내·외를 아울러 매우 드물고 특수한 사례다. 회원이 늘면서 지속적인 후원을 담보키 위한 커뮤니티 활성화, 편집국의 변화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후원자에게 어떻게 효용감을 줄지’가 핵심이다. 현재 월 5000원, 1만원, 2만원, 임의금액 등을 후원하고 받는 리워드는 대표이사의 책과 감사편지, 커피 쿠폰 정도다.


이에 대해 신문사는 후원자의 콘텐츠 요구에 편집국이 적극 응하는 방안을 특화하고 있다. 앞서 후원회원 전용 커뮤니티 ‘신문보는마을’을 통해 후원자에게 ‘미션을 달라’고 요청하고 6~7개 질의에 편집국장이 유튜브를 통해 직접 답하며 코너 신설이나 기사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향후엔 부서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독자 의견을 콘텐츠에 반영하는 일은 있지만 지역매체-지역민의 거리에서 이 경험은 특장점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 운영을 맡은 이승환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장은 “매일 올리는 지면·뉴스레터 조회수는 거의 한자리였다. 그런데 ‘미션을 달라’는 글과 국장의 영상 게시물은 수백회가 나왔다”며 “적극적으로 생산단계에 개입할 수 있게 하고 결과물을 보여줌으로써 ‘열심히 하겠지’가 아니라 ‘날로 후원금을 가져가지 않는구나’ 인상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인프라에서 큰 매체를 따라잡긴 어렵지만 불특정다수를 상대하지 않는 지역에선 살가운 ‘기브앤테이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후원제 재가동을 선언한 경남일보가 시행 초기 상당 회원을 확보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가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편지. /경남도민일보 제공


오프라인 부문 노력을 넘어 일상적인 매체-독자 간 커뮤니케이션, 이에 대한 조직의 대응에 향후 성패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지역신문을 소비하는 다른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그 경험을 기복없이 지속 제공할 수 있을지, 계속 배려 받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지, 궁극적으론 독자들끼리 노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지가 과제라 본다”며 “다만 크라우드펀딩 같은 참여 경험 자체가 지역에선 없기 때문에 경험 축적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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