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71) 야생 복원 따오기 1호, 그 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난생 처음 둥지를 박차고 세상으로 나온 새끼 따오기(71X). 아빠(09Y)가 앞장섰습니다. 저리도 잘 걷는데 미끄러지길 수차례, 걸음마도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 경남 창녕에서 복원중인 따오기가 야생에서 첫 부화 후 이소에 성공했습니다. 한반도에서 따오기 멸종 47년·복원 13년·자연 방사 3년 만에 성공한 야생 번식 1호입니다. 1박2일을 그와 함께했습니다. 형(70X), 동생(71X) 두 형제는 무사히 둥지를 떠났습니다. 그 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소 한 달 만에 형(70X)이 그만 잘못됐습니다. 복원센터 측은 삵에게 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둥지 떠나던 날 문밖 나서기를 그렇게도 무서워하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동생(71X)은 두 달간 잘 지낸다고 알려온 뒤 감감무소식. 지난가을 태풍에 위치추적기가 고장 났는지 지금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답니다.


따오기에 부착된 위치추적기 수명은 1년 남짓. 독립해 야생으로 돌아간 삶은 오로지 그의 몫. 어디쯤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그가 몹시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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