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반복되는 실패, 우리 같이 고민해봐요"

30년차 김희원 한국 논설위원, 페북서 저널리즘 비평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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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은 때때로 실패한다. 만회하지 못한 실패가 쌓이면서 언론을 향한 불신이 커졌다. 어떤 저널리즘이 언론과 기자를 구할 수 있을까. 30년차 기자인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총대를 멨다. 지난달부터 자신의 페이스북(@HeeWon Kim)에 ‘어떤 저널리즘이 우리를 구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언론이 실패를 이겨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김 위원이 연재를 시작한 건 우연이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안수찬 세명대 교수가 ‘신문과방송’에 기고한 ‘한겨레 몰고 사태로 본 기자의 책임, 데스크의 책임’을 언급하며 이와 다른 시각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올 초 발생한 한겨레신문 몰고 사태처럼 언론사 내부 갈등은 조직에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이견, 토론, 갈등이 전혀 없는 언론사야말로 ‘언론의 실패’에 부닥칠 위험이 더 크다는 내용이었다.


이틀 뒤 김 위원은 직접 겪은 사례를 담은 ‘한국일보의 다양성과 갈등, 성공과 실패’를 작성해 공유했다. 뒤이어 ‘언론은 왜 실패하기 쉬운가: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보도’, ‘한강 대학생 보도와 코로나19 보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등을 올리며 언론이 성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의 비평 대상은 다른 언론사가 내놓은 개별 보도까지로 넓어졌다. 이달 17일 올린 ‘시대 따라잡지 못하는 언론: 조선일보의 젠더 보도 사례’에선 “조선일보 ‘젠더 리포트’ 기획 전체가 성별 인식 격차 내지 젠더 갈등을 보여주는 접근인데 그 인식이 합당한지, 인식 격차가 왜 그렇게 심한지 분석과 맥락이 없다”며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우연히 봇물 터진 이 글쓰기”에 제목을 붙여 이어나가기로 했다. 30년간 현장에서 겪은 성공과 실패,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기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다. 김 위원은 “20년 전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보도가 많았다. 당시 황우석 보도 비평으로 석사 논문을 쓰기도 했는데, 지난해 한강 대학생 사망 보도에서도 같은 양상이 보여 ‘언론은 왜 자꾸 실패할까’라는 문제의식이 커졌다”며 “실패를 막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기자들에게 “내 기사 하나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고, 언론 전체의 신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제 글이 그 역할을 하면 좋겠다”며 “예전엔 내 기사만 보이고 우리회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30년차인 지금은 같은 언론 종사자로서 누구라도 어느 매체라도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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