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택일이 아닌 경제에 미칠 영향이 문제다

[이슈 인사이드 | 통일] 장용훈 연합뉴스 한반도콘텐츠 기획부장

장용훈 연합뉴스 한반도콘텐츠 기획부장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100일 가까이 한국사회를 불안케 하고 있다. 인공위성 사진에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를 복원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한반도의 모든 주요 기념일은 핵실험 날짜로 지목되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5월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월21일은 모두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에 좋은 날로 택일 되었지만,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다.


심지어는 미국의 기념일도 물망에 올랐다. 한국의 현충일 격인 5월30일 메모리얼데이가 지목되기도 했고, 앞으로 다가올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도 유력한 후보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늘도 날짜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는 사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은 점점 열악해져 간다. 미·중 경쟁으로 공급망 이슈가 부각하는 가운데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공급 차질은 국제사회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앞을 다퉈 돈을 풀던 각국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는 더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외국자본의 이탈이 시작되면 여느 국가들에 비해 한국이 겪을 피해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분단 리스크까지 얹어지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북한 문제를 평가하는 데 항상 신중해야 한다. 이미 멀쩡히 살아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이 한국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목격하지 않았나.


북한은 작년 개최한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을 5대 국방과업으로 명시했다. 언제 핵실험을 하든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는 딱 여기까지다.


사실 폐쇄적인 북한의 행위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젖은 종이를 태워 일부러 연기를 내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눈속임 행위가 적지 않다. 갱도를 파는 행위만으로 핵실험 임박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사회의 눈을 속이기 위한 행위일 가능성도 여전하다.


또 이미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라면 이번 핵실험은 앞선 6차례와는 좀 더 다른 차원의 실험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에서는 북한이 기폭장치 실험을 했다고도 했다. 뭔가 업그레이드된 핵능력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한다면 7번째다. 문제는 언제 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막을 것이냐에 있다. 그리고 종국적으로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에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언제 해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에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지, 그리고 그 짐을 어떻게 풀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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