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시청자위 회의록 삭제' 방통위로 가나

시청자위, 대표이사에 감사 요구
방통위·YTN 측과 인식 간극 커
사태 해결 접점 찾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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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시청자위원회가 ‘회의록 삭제 사태’와 관련해 YTN 대표이사에게 감사(監査)와 재발 방지책 및 시청자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청자위는 방송법 제90조 2항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청자불만처리도 요청할 계획인데, 이번 사안에 관한 시청자위와 방통위, YTN측의 인식차가 커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발단은 지난 1월 시청자위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우장균 사장의 잇따른 불참에 항의하며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임태훈 위원은 “사장님이 지금 연속해서(11~12월) 참석을 안 하신 것이 YTN 시청자위원회를 대하는 태도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런데 다음 달 회의에도 우 사장이 불참하자 임 위원 등 세 명의 위원이 개회 전 의사진행 발언을 한 뒤 항의의 뜻으로 퇴장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고, 회의록도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다.


이에 김보라미 위원은 3월 회의에서 “성원이 되지 못한 부득이한 사정에 대한 토론이 나타나 있고 대표이사가 시청자위원회에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들이 상세히 담겨 있다”며 회의록 게시를 요청했다. 그러나 김 위원의 관련 발언은 회의록에서 삭제됐고, 1월 회의록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이어 4월 열린 회의에서 김 위원과 신웅진 YTN 시청자센터장은 이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신 센터장은 “방송편성 등 내용에 대한 것들이 아닌 것들은 저희가 꼭 올려야 될 그런 의무 사항은 아니”라고 주장했고, 김 위원은 “이게(공개 여부) 시청자센터장이 재량으로 결정하실 이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여기에 신 센터장이 회의록 공개에 관해 방통위에 문의한 것을 두고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설명하면서 ‘허위 보고’ 논란까지 더해졌다.


결국 시청자위는 위원 전원의 동의로 지난 9일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YTN측이 전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우장균 사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 △시청자센터의 책임 규명 및 조직 쇄신 △‘시민데스크’ 프로그램을 통한 YTN 대표이사의 시청자 사과 △재발 방지 대책 제시 등을 요구했다. 방송법에 따라 방통위에도 출석해 현 상황을 진술하기로 했다.


이후 1월 회의록이 공개되고 삭제됐던 발언도 복원됐지만, 시청자위의 요구사항은 유효하다. 여기엔 시청자위에 적극적이었던 전임 정찬형 사장과 다른 행보, 일련의 후속 대응들이 “특정 거버넌스를 무력화시키는 조치”라는 우려도 깔려 있다. “신뢰가 없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YTN측은 “위원회가 회사 측에 요구한 내용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짧게만 입장을 밝혔는데, 불편해하는 기색이 읽힌다. 시청자위가 과하게 반응한다는 눈치다. 신 센터장은 지난 1월 사장의 불참을 문제삼는 시청자위에 “방통위 규정을 보면 사장이 꼭 참석해야 한다는 건 없고 (중략) 타사의 경우도 사장이 참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방통위는 이번 사안을 “개별 시청자위 내부 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양한열 방송정책국장은 “자체 절차적 관련 문제라 방통위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의견진술을 하는 게 적절한지 (공문이 오면) 보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사한 전례도 없고, 의견진술과 관련한 절차도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직접 방통위에 보낼 공문을 준비 중인 임태훈 위원은 “얼마나 시청자위가 희화화되고 법적 기구로서 실질적 권한도 없고, 법에 주어진 권한조차 활용할 수 없으며, 방통위나 모든 방송사가 시청자위를 그냥 액세서리 기구로 전락시켰는지가 드러나는 것”이라며 “시청자위가 사장이나 경영진의 어떤 배려와 관심이 아니면 거의 존재감이 없는 그런 낡은 시스템 속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이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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