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바이 MB' 미디어정책, 이젠 판을 갈 때다"

언론노조 기자간담회서 '미디어-산업자본 분리' 등 4대 정책 과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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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집행부가 10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핵심 추진 과제 등을 밝혔다.

“이명박 정권 때부터 시작된, 잘못된 미디어 정책 방향을 과감하게 선회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져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져 온 ‘친재벌(대기업)’, ‘반(反)공공성’ 정책을 전면 수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집행부는 1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를 ‘미디어 판갈이 원년’으로 선포하며 △미디어/산업자본의 분리 △미디어 노동의 차별과 불평등 완화 △미디어자율규제와 탈포털 로드맵을 통한 저널리즘 복원 △시민의 정보-콘텐츠 기본권 강화 등 4대 과제를 올해 주요 사업이자 20대 대선 주요 정책 의제로 제시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당시 미디어 시장에 뿌렸던 씨앗이 잡초처럼 자라나 산업자본의 미디어 시장 지배를 고착화했다”고 진단하며 “문재인 정부가 변화를 바라는 촛불의 요구를 반영했다면 재벌과 해외자본에 의해 침탈당해 급격히 공동화돼가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수정을 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은 사장된 채 한류니 ‘K컬처’니 하는 화려한 수식어에 취해서 외화내빈 정책들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사이 통신 재벌 3사는 유료방송 시장까지 장악하며 기록적으로 성장했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해외 사업자들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잠식하면서 ‘미디어 주권 상실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도 기자협회보 조사에서 보듯 차기 대선 유력 주자들 역시 “K-콘텐츠 강국”(이재명), “4차 산업혁명 기반 미디어 산업 육성”(윤석열) 등을 주요 미디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을 뿐 시민의 미디어 접근권 강화, 공공성 강화 등에 대한 정책대안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부 이후 “미디어산업에 공적 영역 확보와 사회적 책임을 부여할 정부기구에 대한 어떤 전망도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결국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으로 대기업과 글로벌 미디어 자본의 국내 시장 독과점을 강화”하게 될 거라고 우려했다.

‘자산기준 완화’ 받고 ‘독립·투명경영’ 강화로

‘미디어/산업자본의 분리’(미산분리)라는 첫 번째 정책 제안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언론노조는 현재 정치권과 방송계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기업의 방송 소유 규제 완화와 관련해 자본규제의 ‘천장’을 제거하는 대신, 산업자본에서 미디어 부문을 분리해 미디어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투명경영을 확보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건설재벌(SM, 태영, 호반 등) 등 모기업의 종속회사로 묶여 있는 미디어 기업을 계열에서 분리해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미디어 자본의 전문화, 독립화를 추진하고 자산규모 규제에 따른 투자 위축 부작용은 해소”하자는 취지인데,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오는 13일 열릴 토론회에서 밝힐 계획이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의 증가로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는 노동시장 대책으로는 비정규직 중간착취와 위장 프리랜서 철폐를 주요 과제 및 사업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비정규직 차별금지와 불안정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정부 지원 등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요구했다. 다양한 고용형태와 직무의 노동자를 포괄할 미디어 노동공제회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윤창현 위원장은 “시드머니(종잣돈) 마련을 위한 내부 논의는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산업 분리 관련 핵심 요구 과제

언론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으로는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언론노조는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현업 및 사용자단체와 함께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결정에 따른 포털의 연합뉴스 계약 해지에 대한 가처분 소송 결과에서 보듯 “자율규제 자체가 소송을 통해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이 목격”된 만큼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자율규제기구의 위상은 법적으로 정의될 필요가 있다”고 윤 위원장은 말했다. 이를 위해 언론노조는 통합미디어 자율규제기구의 법적 지위와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하겠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OTT 등 유료 콘텐츠 플랫폼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시민의 소득 격차가 정보 접근·이용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게 드러났다며 통합미디어법(시청각미디어법)에 통신망과 정보 접근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명시하고 그에 필요한 공적 재원과 인프라(통신망) 제공의 법적 근거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이런 정책제안을 가지고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할 것”이라며 “다음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이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정책협약서를 만들어 (대선 후보의) 사인만 받는 건 의미가 없다. 대선 후보 캠프와 각 정당이 우리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고 협약이 됐든 약속이 됐든 여러 형태의 논의를 마련해 보려 한다”며 “대선 직후 미디어개혁위원회를 통한 새로운 시청각서비스 체제 수립부터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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