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지원' KBS 시청자위원장, 중도사퇴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 면면…이사만 3번 지낸 차기환 변호사 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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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접수 마감된 KBS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후보자 중 절반은 KBS, MBC 출신이었다. 전·현직 이사 상당수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여러 차례 KBS, 방문진 이사를 지낸 인사들이 또 지원했고, 전임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도 KBS 이사에 지원했다. KBS 시청자위원장은 중도사퇴하고 방문진 이사에 지원서를 냈다.

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후보자 지원서를 보면 KBS 이사에 지원한 55명 중 27명이 KBS 출신(현직 포함)이었고, 방문진 이사 후보자 22명 중 11명은 MBC(지역 포함) 출신으로 나타났다. 성별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KBS는 남녀 지원자가 각각 46명과 9명, 방문진은 남녀 각각 20명, 2명이었다.

KBS 현직 이사 중에선 류일형, 황우섭 이사가 또 도전장을 냈다. 방문진에선 김도인, 신인수, 최기화 이사와 김형배 감사가 지원서를 냈다. 차기환 변호사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방문진 이사를, 바로 이어서 2018년까지 3년간 KBS 이사를 지냈는데 이번에 또 방문진 이사에 지원했다.

2015년~2018년 KBS 이사를 지낸 권태선 리영희재단 이사장도 방문진 이사에 지원했다. 권 이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KBS 시청자위원장을 맡아 내년 8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데 방문진 이사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청자위원들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권 이사장은 21일 시청자위원회 단체 대화방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말이 엇갈리는데, 취재 결과 KBS에선 19일자로 사퇴 처리가 됐다고 알려왔고, 권 이사장 역시 22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사퇴 후 지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일부 비판이 있더라도 그보다 더 나은 역할을 한다면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한다”며 “결과로써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BS 여의도 본관 사옥 (KBS)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용 지원서에 추천인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했는데, 추천인을 기재한 KBS 이사 지원자는 16명으로 전체의 29%였다. 그중 2명은 추천인이 현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었다. 방문진은 1명만(약 5%) 추천인을 기재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공개 추천만 하지 않았을 뿐, 방통위 구조와 그동안 관행을 볼 때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정에서 정치권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추천인 공개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전국언론노조와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추진할 의사가 있으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당내 절차를 밟겠다”고 했으나 아직은 약속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정치권 불개입’ 의사조차 밝힌 적이 없다.

방통위는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지원서를 공개하고 후보자에 대한 의견 및 질의를 접수받아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면접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KBS 이사 후보들에 대한 정보와 평가들을 취합해 작성한 의견서와 질문지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며 “KBS의 최고의사결정기구에 부적격 인사들이 입성하지는 않는지,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부당한 개입이 또다시 작동하지는 않는지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적어도 이번엔 어느 때보다 방통위의 독립성을 언론노조가 확보해준 것 아니냐.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정당이 우리가 미는 사람이니까 이사를 시키라고 하겠느냐”면서 “방통위는 언론노동자가 싸워서 확보한 공간 속에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언론 독립과 방송의 공공성 철학이 확고한 사람을 선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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