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청 곳곳에 '뉴스1 기사 비판' 현수막, 무슨 일이…

'양주 견주 갑질사건' 기사 놓고
양주시공무원 노조 "갑을 프레임"
해당 기자 "시가 사건 키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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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경기도 양주시청 곳곳에 ‘뉴스1의 왜곡 보도 강력히 규탄한다’, ‘사실 확인 없는 왜곡 기사, 직원이 죽는다’ 등의 현수막<사진>이 붙었다. 양주시공무원노동조합이 지역 사건을 다룬 기사에 항의하며 내건 것이다. 기사를 두고 노조와 양주시는 ‘악의적 보도’라는 입장이지만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약자의 입장을 대변한 기사가 가짜뉴스로 매도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 3일 뉴스1이 보도한 <개들 앞 불려가 고개 숙인 80대 할머니…입마개 요청이 죄?>에서 불거졌다. 양주시 공원에서 공공근로를 하는 노인과 ‘펫티켓’ 문제로 언쟁을 벌인 견주가 시청에 민원을 제기한 뒤 ‘시와 노인일자리 담당기관이 노인을 데려가 견주에게 사과하도록 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이 보도는 ‘양주 견주 갑질 사건’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견주뿐 아니라 양주시의 대처에도 비판이 일었다.

 

사진=양주시민 제공

 

그러나 이튿날 양주시는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기사와 달리 해당 노인은 견주를 만나지 않았고, 양주시가 사과를 권고한 적도 없다고 했다. 양주시는 “노인일자리 담당기관 담당자와 노인일자리 참여 대표 어르신, 견주 등 총 3명이 만난 것은 사실이나 해당 어르신이 견주를 만나 사과한 사실은 없다”며 “견주의 남편으로부터 어르신이 폭언 등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사실관계 파악과 원만한 해결을 위해 위탁기관에 민원 내용을 전달했지만 사과를 권고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1은 지난 4~7일 후속 기사에서 사건 당시 동료 어르신들의 목격담과 함께 ‘당사자가 아닌 노인일자리 참여 대표 할머니가 민원 무마를 위해 대신 사과했다’, ‘견주는 대리 사과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과를 받았다’, ‘양주시와 노인일자리 위탁기관 간 갑을 관계 탓에 사태가 커졌다’ 등의 내용을 전했다.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양주시공무원노조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언론은 양주시와 어르신 사이에 갑을관계 프레임을 씌워 물타기 하고 있다. 부실한 사건 취재로 양주시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견주 갑질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사를 쓴 뉴스1 경기본부 이상휼 기자는 “제보 받아 작성한 첫 기사에서 ‘당사자 할머니가 직접 사과를 했다’는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본질은 ‘견주의 갑질’이 분명하고, 양주시는 미흡한 대처로 사건을 키운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 기자는 “취재 결과 견주의 남편은 ‘할머니가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허위민원을 냈다. 실제로 견주는 저와 통화에서도 할머니가 욕을 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다”며 “양주시는 할머니가 욕이나 폭언을 했는지 진위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민원 열람·해결 의무가 없는 위탁기관에 민원을 전가했다.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노력한 저를 가짜뉴스 기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보도 때문에 시 담당자들은 마치 갑질을 한 것처럼 매도되고 있다. 업무가 불가능한 정도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시의 명예도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사의 공격적인 표현과 틀린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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