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워싱턴·실리콘밸리…경제지들 잇따라 미국특파원 강화

매경·서경·한경 등 해외주식·IT콘텐츠 강화 측면서 인력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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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주요 경제신문들이 해외 특파원을 늘리거나 파견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몇 년 새 비용 절감을 이유로 특파원 규모를 줄인 언론계 전반의 분위기와 달리 이들 신문이 특파원을 강화하는 배경과 기대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에 특파원을 한 명 더 추가하기로 결정한 뒤 최근 파견 준비를 마쳤다. 올 하반기 새로 부임하는 뉴욕특파원은 앞서 2017~2020년에도 뉴욕특파원으로 근무했던 김현석 기자다. 신문사에서 장기 해외 특파원을 두 차례 하는 것은 이례적인데, 귀국한 지 1년 만에 같은 지역에 다시 파견되는 사례는 더욱 흔치 않다.

 

 

한국경제신문이 이 같은 결정을 한 데는 김 기자의 전문성이 크게 반영됐다. 김 기자가 뉴욕특파원 시절부터 연재 중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는 미국 주식 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 구독자만 해도 2만1500여명에 달한다. 김 기자는 지난해 서울에 복귀한 후에도 증권부에서 해외주식을 담당하면서 지면 기사와 연재물, 뉴스레터, 유튜브 진행 등을 맡아왔다.


김 기자와 함께 1년 임기의 단기 특파원도 뉴욕으로 향한다. 빠르면 오는 8월께부터 기존 조재길 특파원에 추가로 부임하는 김 기자, 단기 특파원까지 총 3명이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콘텐츠를 생산한다. 신문뿐 아니라 한국경제TV에서도 뉴욕특파원 파견을 논의 중이다.

“트레이더 만나고 컨퍼런스 가는 등 직접 경험해야 새로운 소스 생겨”

서울경제신문은 미국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특파원직을 신설했다. 지난달 워싱턴은 10년차 이상, 실리콘밸리는 5년차 이상 기자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했다. 연내 파견을 목표로,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선발 작업을 할 예정이다. 매일경제신문도 뉴욕특파원 2진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현재 특파원 선발과 파견 계획 마련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경제신문은 콘텐츠 강화를 위한 투자 차원으로 특파원을 확대했다. 서울경제신문의 경우 지난 3월 정치전문 버티컬 매체 ‘더 폴리틱스’(The Politics)를 론칭하면서 보다 품질 높은 정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고, 이를 계기로 워싱턴 특파원 신설까지 이어졌다. 실리콘밸리특파원 역시 콘텐츠 다양화 측면에서 추진됐다.


임진혁 한국기자협회 서울경제지회장은 “운영경비가 많이 들다보니 언론계 전반적으로 특파원을 줄이는 분위기라 저희도 몇 년째 의사결정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콘텐츠 강화와 다양화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특파원 확대를 결정한 것 같다”며 “당장은 특파원에 기대감을 보이는 기자들이 많아 사기진작과 동기부여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 힘입어 월가 있는 뉴욕에 특파원 추가배치

재테크 열풍에 힘입어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주식 투자자의 증가는 세계 금융 중심지 ‘월 스트리트’가 있는 뉴욕의 특파원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 절반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황이라 정보 수요는 높은데 국내에서 전하는 덴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을 수시로 만나고 컨퍼런스도 가고 직접 경험해야 새로운 소스가 생긴다”며 “회사에 이런 어려움을 이야기했는데, 이번 기회에 해외 주식 콘텐츠에 대대적으로 투자하자는 결정이 나서 다시 뉴욕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 인력을 강화한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신문은 생생한 현지 정보를 텍스트로 전달할 뿐 아니라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 관계자는 뉴욕특파원을 늘린 배경에 대해 “올해 매경미디어그룹의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뉴미디어 시대에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에 따라 리소스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는 “지난 뉴욕특파원 때는 신문기사 쓰기가 주요 업무였고 디지털에 연재하는 월스트리트 나우는 부업이었다”면서 “이번엔 신문기사보다는 부업과 유튜브에 집중해 디지털 콘텐츠 품질을 끌어올리려 한다. 인력이 많아진 만큼 더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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