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백 선배,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故 박용백 전 광주MBC 보도국장 추도사] 김철원 광주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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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백 광주MBC 전 보도국장이 지난 14일 별세했다. 향년 58세. 고인은 지난 1990년 광주MBC에 취재기자로 입사한 이래 30년 동안 취재부장과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다. 후배인 김철원 광주MBC 기자의 추도사를 싣는다.

 

박용백 광주MBC 전 보도국장이 지난 14일 재직 중 별세했다. 가족과 동료들은 지난 16일 광주MBC에서 노제를 치르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광주MBC)

 

광주MBC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열정적이며 가장 따뜻했던 기자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박용백 광주MBC 전 보도국장께서 재직 중이던 지난 14일 소천하셨습니다.


1990년 취재기자로 입사해 30년 넘게 취재기자로 일하면서 차별받는 전라도 사람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취재보도에 앞장섰고 지역방송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했습니다. 특유의 저음으로 ‘엠비씨뉴스 박용백입니다’로 끝맺었던 당신의 목소리를 후배들이 장난스레 흉내 내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넉넉한 선배였습니다.


취재부장과 보도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각종 뉴스코너물을 새로 만들었고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신설, 기자 앵커제를 도입하는 등 오늘날 신뢰받는 광주MBC보도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당신이 광주MBC 노조위원장이었던 시절, “철원아, 서울에서 내려오는 낙하산 사장들은 지역에 대해서 암껏도 몰라야. 우리를 식민지로 여기는 놈들이여. 낙하산 사장들이 내려와서 놀다 가지 않게 잘 감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취재부장이던 2012년 당시 “광주MBC뉴스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며 아직 9년차 밖에 안된 저를 광주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발탁하기도 했고 제가 5·18 기획보도에 뛰어들 수 있도록 결정적 힘을 주기도 했습니다. 2013년 당시만 해도 방송뉴스 리포트 한꼭지는 1분 20초라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제가 1꼭지당 5분에 이르는 리포트 12편을 방송하겠다고 기획하자 선배는 과감하게 뉴스에 반영했습니다. 선배 덕분에 파격적인 방송뉴스인 5·18 기획보도 ‘33년 전 오늘’이 방송될 수 있었고 저는 이후부터 각종 5·18 기획보도와 다큐멘터리 제작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보도국을 떠나서도 “김 차장 니 뉴스가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말씀해주시고 저를 응원해주셨던 선배를 저는 마음 깊이 존경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회사 사람들한테 얘기했더니 “너도 그랬냐? 나도 그랬어야” “박 국장님이 나한테도 엄청 잘해주셨어야” 라고 너도나도 말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후배들한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느라 정작 당신 자신의 안위와 건강은 챙기지 못했습니다. 죽도록 고생만 하고 하나도 누리지 못한 우리 박용백 선배. 회사와 후배들한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바보 선배였습니다.

 

하지만 박 선배, 걱정 마십시오. 좋은 보도와 따뜻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을 대변하고 지역의 권익을 지켜야한다는 선배의 유지는 저를 비롯한 후배들이 받들어 잇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 고통 없는 그곳에서는 편히 쉬십시오.

후배 김철원 기자 올림

 

지난 2011년 기자협회보 '우리 부서를 소개합니다' 코너에 실린 박용백 당시 광주MBC 취재부장의 생전 모습(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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