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도 뛰어든 '24시간 뉴스'… 콘텐츠 수급이 관건

오리지널 콘텐츠 비율 높이며 보도채널과 차별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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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24시간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TV뉴스를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재전송하던 기존에서 나아가 오리지널 콘텐츠, 속보·특보로 채워진 별도 디지털 편성표를 운영하는 방향이다. 재난 대응이란 방향을 강조한 KBS가 앞서 유사한 서비스를 시도한 보도전문채널, SBS·MBC 등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내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많은 눈이 예보된 지난 18일 출근 시간대, KBS는 ‘뉴스24’ 기상특보를 진행했다. 하송연·김용준 KBS 기자가 출연, 기상예보를 설명하고 전국 CCTV를 살펴 교통상황을 전했다. 특보이지만 TV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끼어드는 방식이 아니었다. 약 43분간 이어진 시험방송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송출됐기 때문이다. 김대영 KBS 디지털뉴스기획부장은 “재난 발생 시 편성된 프로그램을 죽이고 들어가야 했는데 시청권 침해와 느슨한 대응이란 평가 사이에서 늘 고민스러웠다. 과거엔 국민들에게 도달할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 방송 특보를 했지만 상황이 달라진 만큼 디지털 대응 체제를 구축하려한다”면서 “현재 1TV는 평일 하루 24시간 중 뉴스·시사프로그램으로 8~9시간을 채우고 15시간이 비는데 이 빈 시간대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순차적으로 쌓아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KB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24시간 뉴스’ 서비스를 최근 리뉴얼하고 있다. 단신 리포트를 재활용 하던 디지털 전용 콘텐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높인다는 게 큰 방향이다. 특히 재난주관방송사로서 훨씬 더 유연하고 신속한 특보·속보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KBS는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내렸던 지난 12일 퇴근 시간대(80여분) 특보를 전한 바 있다. 지난해 BTS의 ‘뉴스9’ 출연, 호우특보, 골드버튼 언박싱 특집, 정치합시다 Live 등을 통해 여러 콘텐츠의 가능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오는 3월까지 시험방송을 해 4월 본격 런칭을 하고, 2022년까지 빈 시간대 전체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채운다는 목표다.



국내 언론사 중 ‘24시간 뉴스’ 서비스가 가장 활성화된 매체는 보도전문채널이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실시한 YTN엔 평균 1만여명, 많을 땐 4만~5만여명, 2016년부터 해온 연합뉴스TV는 평균 5000여명이 동시접속한다. 채널특성상 해당 서비스 필요성이 높았고, TV 뉴스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동시송출만 해도 24시간을 수월히 채울 수 있던 곳들이다. 여전히 TV 뉴스 수중계 중심이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윤미영 YTN 플러스 팀장은 “별도 취재를 더한 TV뉴스 재가공, 제보 등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는 2016년부터 제작해왔고, 라이브에 편성하거나 활용한 건 2018년~2019년 정도부터”라며 “캠페인 광고시간처럼 17분 정도씩 남는 시간에 자체 편성을 해서 선보이고 있다. ‘구루마블’(해외토픽) ‘제보이거실화냐’(제보) ‘자막뉴스’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했다. 그러면서 “TV 뉴스를 수중계하며 광고비를 못 받는데도 TV 광고가 그대로 온라인으로 나갔었는데 2년 전부턴 큐톤광고(지역광고) 시간대 등에 디지털 전용광고로 바꿔 내보내고 있고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을 열어가는 단계지만 중장기적으론 TV광고가 그대로 디지털로 송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현호 연합뉴스TV 디지털뉴스부장은 “중요 기자회견이나 브리핑이 다음 편성 때문에 잘릴 수 있는데 온라인에선 통째로 서비스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보도채널이라 수중계를 중심으로 한다. 여력이 없어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하는 코너는 없지만 영상을 유튜브용으로 재가공하고 있다. 현안을 치우침 없이 쉽게 전하는 코너 ‘세로뉴스’가 사례”라고 했다.



지상파 SBS는 아예 더 나아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24시간 뉴스’ 서비스를 시도해 온 경우다. 2019년 4월 ‘SBS 모바일24’를 런칭한 SBS는 ‘배거슨 라이브 ㅅㅅㅅ(스스스)’, ‘비오다갬-세상의 모든 날씨’, 김현우 앵커의 ‘어젠더스’·‘취조’, ‘김범주의 이건머니’, ‘비스킷-뉴스를 점령하라’ 등 9개 가량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트위치와 유튜브 등으로 송출해왔다. 이는 국내 ‘24시간 뉴스’ 서비스 영역에서 가장 멀리 나간 시도였고, 트렌드·플랫폼 대응 측면에선 의미가 컸지만 잦은 재방, 수시로 달라지는 편성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콘텐츠 수급과 운용, 구성원 피로누적 등을 겪으며 서비스는 현재 많이 위축된 상태다.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대다수는 사라지거나 타 버티컬 브랜드의 코너가 됐고, 상당 시간대는 TV나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 수중계로 채워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24시간 뉴스를 할 때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경우다. 이와 관련 MBC는 올해 들어 ‘2시 뉴스외전’을 시작하는 오후부터 ‘뉴스데스크’가 끝나는 밤까지 시간대를 이용,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노재필 MBC 디지털뉴스 편집팀장은 “‘뉴스프리데스크’를 작년에 해봤고 올해 ‘남다른뉴스’, ‘서학당’을 끼워 넣어 시범적으로 해보고 있다. 궁극적으론 전체가 오리지널로 채워져야겠지만 예산과 인력, 콘텐츠 수급 등 타 방송사만 봐도 쉽진 않은 문제”라며 “이용자를 편안한 방식으로 만나는 공간으로 의미가 크다고 보고 그런 식의 노력을 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KBS의 ‘24시간 뉴스’ 서비스는 TV뉴스를 온라인으로도 전하되 빈 시간대 오리지널 콘텐츠를 극대화한, 기존 시도들의 중간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난주관방송사이자 공영방송으로서 현 코로나19 상황, 이미 TV 뉴스가 많아 제작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서비스 출범에 청신호다. 하지만 장기 지속을 위해선 ‘전시’가 아닌 ‘평시’ 운영, 가장 근원적으론 콘텐츠 수급과 인력확충에 대한 복안이 필요하다. 김대영 팀장은 “현재 부서에 3명이 있는데 핵심 인력을 더 뽑고 육성하되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이 가능할지 고민 중”이라며 “확보하고 있는 소스를 잘 활용해 뉴스룸 기자들에 부담을 최대한 주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형식의 뉴스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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