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헤럴드 684억에 인수… 기대·우려 교차

언론사 매각, 한국일보 이후 5년만... "고용·편집권 독립 등 갈등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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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의 헤럴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중흥그룹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지난 17일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발행하는 헤럴드의 지분 47.78%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대금은 684억여원이다. 중흥그룹은 다음달 말부터 헤럴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한다.


앞서 헤럴드 매각설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흘러나왔다. 당시 인수자로 호반그룹이 언급됐었다. 그러다 지난 14일 호반이 아닌 중흥이 헤럴드를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다음날 홍정욱 헤럴드 회장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홍 회장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중흥그룹에 저와 일부 주주가 보유한 헤럴드 지분 47.8%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저는 안정적인 경영 지원을 위해 5% 지분을 유지하는 동시에 올가니카 등 헤럴드의 식품 계열사를 모두 인수하고 이들 기업이 헤럴드에 진 부채도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매각 배경에 대해 “헤럴드가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선 모바일과 콘텐츠에 대한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했다”며 “고심 끝에 투자자 영입을 결정하고 최대주주로 중흥그룹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는 두 신문사와 식품계열사의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지난해 가을부터 투자자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중흥그룹과 접촉했고 투자 유치를 넘어 매각 작업까지 진행된 것이다.


광주전남지역에 기반을 두고 건설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운 중흥그룹은 최근 언론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7년 광주전남 지역지 남도일보를 인수한 데 이어 그해 서울신문과 ‘이코노미서울’이란 전국 경제지 창간도 추진했다. 그러나 서울신문 내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번 헤럴드 인수로 중앙 언론에 진출하게 됐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건설사업 외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에도 늘 열려있었다”며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헤럴드는 이사회가 매각을 의결하고 닷새가 지난 15일 공식 발표문을 냈는데, 구성원 대다수도 그때서야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정확히 인지했다. 한국기자협회 헤럴드경제지회는 16일 총회를 열어 매각 대응 TF 구성에 뜻을 모으고 설명회 개최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후 지회, 노조 등 사내 4단체 대표들이 이 같은 안건을 사측에 전달했고, 22일 설명회 개최에 합의했다.


헤럴드경제 한 기자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기자들이 접하는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었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명회와 TF 구성을 요구했다. 설명회 이후 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일보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주요 신문사 매각은 언론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언론 산업에 뜻이 있던 중흥그룹의 헤럴드 인수는 향후 성패를 떠나 여러 의미를 가진 사건”이라며 “앞으로 다른 산업 분야 기업의 신문사 인수합병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편집권 독립과 인력 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사회적 논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럴드, 한국일보 사례 등으로 언론사의 인수 가격이 어느 정도 공개된 상태”라며 “이를 기준으로 언론 산업에 관심 있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언론사 인수를 타진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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