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독립성 중요하다' 인식, 한국 40개국 중 38위
언론재단 <디지털뉴스 리포트 2020 한국> 발간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2020.11.03 18:37:14
사회가 적절하게 기능하기 위한 저널리즘 독립성의 중요도를 물은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중 약 절반만이 ‘중요하다’는 응답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0개국 중 38위에 해당하는 낮은 비율이다.
2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 이사장 표완수)이 발간한 ‘디지털뉴스 리포트 2020 한국'(박아란‧이소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독립적인 저널리즘이 사회 적절한 기능을 위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나’라는 문항과 관련해 한국은 5점 척도에서 ‘매우 많이 중요함’ ‘많이 중요함’ 응답 비율이 싱가포르(50%)와 일본(54%)에 이어 가장 낮은 국가(55%)였다. 반면 ‘전혀 중요치 않음’ ‘별로 중요치 않음’ 비율은 8%로, 아르헨티나(11%)와 프랑스(11%), 칠레(10%), 멕시코(9%)와 벨기에(9%) 다음으로 높았다. 5점 척도 평균 점수(3.62점)로 환산해도 싱가포르(3.61점) 다음으로 낮은, 40개국 중 3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뉴스 전반의 신뢰에 대한 응답비율과 양의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뉴스 신뢰도가 높은 국가에서 저널리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응답도 많이 나온 것이다. 특히 한국에선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가 낮은 집단이 중립인 경우보다 저널리즘 독립성을 더 중히 여기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저널리즘 독립성에 대한 인식이 이용자의 정치성향이나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와 무관치 않다고 적고 있다.
예컨대 이번 조사엔 정치 성향이 중도(53%, 이하 ‘중요함’ 비율)인 경우보다 진보(63%) 또는 보수(62%)일 때, 즉 정치에 관심 있는 집단(69%)이 관심 없는 경우(41%)보다 저널리즘 독립성을 중히 인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치 성향을 분명히 밝힌 집단에서 뉴스를 불신한다는 응답 역시 많다는 결과 역시 담겼다.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보고서에서 “뉴스 신뢰가 중립인 집단은 정치적으로 중도이거나 정치에 무관심한 반면, 뉴스 신뢰가 낮은 집단은 정치적으로 극단적이거나 정파성이 강해 정파로부터 독립 필요성을 경험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언론 보도의 정파성과 낮은 품질의 온라인 미디어 이용, 조사방법 등과 함께 뉴스 이용자의 정파적 뉴스 이용을 언론 신뢰 하락의 이유로 거론했다.
올해 40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는 지난 1~2월 영국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YouGov)가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는 8만 명이 넘고, 우리나라 응답자는 2304명이다. 언론재단은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간해 온 ‘디지털 뉴스 리포트’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