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는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보도와 관련해 소속 188개 지회에 3개항을 제안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감염증 공식 병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용하고 △인권침해 및 사회적 혐오나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적 보도를 자제하고 △현장 취재 기자들의 안전을 고려할 것 등을 제안했다.
기자협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병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며 관련 보도에서 공식 병명을 사용해 줄 것을 권고했다. 기자협회는 “WHO는 2015년 표준 지침을 통해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직업군 등이 포함된 병명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며 “지역명을 넣은 ‘ㅇㅇ폐렴’ 등의 사용은 국가·종교·민족 등 특정집단을 향한 오해나 억측을 낳고, 혐오 및 인종 차별적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언론은 지난달 20일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관련 기사와 제목에 ‘우한 폐렴’을 주로 사용했다. 이후 WHO가 해당 감염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명명한 이후 ‘우한 폐렴’ 대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등으로 쓰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은 다음날 지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쓰겠다고 밝혔다. WHO의 권고를 따르고 특정 지명인 우한을 사용했을 경우 불필요한 선입관과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앙과 동아는 지난 3일부터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앙은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수정하고, 줄여 쓸 때는 ‘신종 코로나’로 쓰겠다고 밝혔다. 기사 제목에서도 ‘우한 폐렴’이 사라졌다. 동아일보도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수정해 사용하고 있다.
‘우한 폐렴’을 병기하는 언론사는 한국·세계·매경·한경 등이다. 조선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한 폐렴’ 등을 뒤섞어 쓰고 있고, 제목에서 ‘우한 폐렴’을 사용하고 있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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