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사로 밀착하고, SNS로 소통하며, NIE로 미래 독자 만나다

지역신문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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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이 지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심층기사로 지역에 밀착하고 공익캠페인으로 교감을 나눈다. SNS로 20~30대 젊은층과 접촉면을 늘리는 한편 NIE로 미래 독자를 키운다. 중앙지의 파상 공세와 지역 독자의 외면 등으로 벼랑 끝에 있는 지역신문이 생존을 위해 꿈틀거리는 지점을 살펴봤다.

   
 
   
 
‘SNS 선진특구’ 경남도민일보
트위터·페이스북 등으로 독자와 소통

경남도민일보 1면 제호 아래 칸에는 날짜와 대표전화 이외에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트위터(@domin)와 페이스북(idomin) 주소가 있다. 뉴미디어에 대응하려는 경남도민일보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남도민일보는 자사 콘텐츠를 종이신문뿐만 아니라 블로그,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하게 공급하고 있다. 기자들 모두 SNS 계정을 가지고 있고 취재계획, 정보보고, 취재지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진다.

이 신문은 매일 오전 11시쯤 당일 지면에 실린 주요 뉴스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다. 이용자들이 내용을 보기 위해 클릭하면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에 연동된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보내온 기사도 실시간 전달된다.

도민일보의 뉴미디어 융합은 2008년 8월 ‘갱상도 블로그’(htttp://metablog.idomin.com)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100명이 넘는 시민기자들이 갱블에 기사를 송고하고 있으며, 우수 기사는 매주 한 차례씩 지면에 실린다. 지난해 3월에는 트위터에 경남도민일보 공식 계정(@domin)을 개설한데 이어 올해 5월부터 페이스북(http://facebook.com/idomin)을 만들어 SNS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SNS 활용은 지난 1일 한진중공업 ‘3차 희망버스’ 현장 취재에서 빛을 발했다. 기자 10명은 이날 실시간 속보로 기사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페이스북에 연동된 트위터를 통해 전국에 퍼졌다. 이날 경남도민일보 트위터는 당일 트위터 랭킹 6위에 올랐다.

창간 12주년 기념호 1면 머리기사(‘호호국수집’ 주인 송미영씨 이야기, 5월11일자)는 창원시에 있는 페이스북 오프라인 모임 ‘창원시 그룹’을 통해 유통돼 창원시 그룹 페이스북이 경남도민일보 1면 기사로 넘쳐났다.

뉴미디어사업부 김성찬 기자는 “뉴스 콘텐츠를 종이신문에 배포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SNS 등 뉴미디어 환경에 맞춤형으로 제공해 다양한 계층의 뉴스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25일 강원도 춘천시 청소년여행의 집에서 열린 강원 초등 NIE 캠프.(강원일보 제공)  
 
‘NIE 전력투구’ 강원일보
지도자과정개설 등 다양한 활동

강원일보의 NIE(신문활용교육) 활동은 지역신문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6년 자매지 ‘어린이강원일보’에 ‘NIE신문으로 공부합시다’ 코너를 게재하면서 NIE에 관심을 가진 강원일보는 2005년부터 NIE 지면을 본지까지 확대했다. ‘NIE=강원일보’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미래 독자인 학생들에게 강원일보를 가까이하게 만든다는 취지였다.

강원일보는 매주 어린이강원일보 3개면, 강원일보 1개면에 학교 현장의 다양한 NIE활동을 지면에 싣고 NIE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NIE 지면은 어린이강원일보의 경우 현직 초등학교 교사 2명이 맡고 있고, 강원일보 지면은 NIE팀에서 기획한다.

강원일보는 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특강을 열고 NIE대회를 개최하는 등 NIE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강원NIE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출품작품이 많아지고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NIE교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NIE 프로그램이 학교현장에 정착하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지역의 현실을 반영해 2005년부터 춘천, 삼척, 태백, 정선, 횡성 등 지역별로 NIE논술지도자과정을 개설, 운영했다. 또 다문화가정을 위한 맞춤형 NIE 교실도 운영 중이다.

강원일보의 NIE 활동은 지역신문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방신문으로 NIE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일각의 인식이 잘못됐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지방지로 NIE 활동을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무엇이 있고,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만큼 활용 여부에 따라 지방지도 훌륭한 교재가 된다는 것이다.

안윤희 NIE 팀장은 “지역 여건이 열악하고 사실 큰돈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지방지로서 어린이신문을 50년째 만든다는 자부심과 NIE 활동을 통해 강원교육에 이바지한다는 차원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대해부’ 전남일보
지역밀착 기획으로 독자 사로잡아

전남일보가 매주 화요일 12~13면에 선보이는 기획은 ‘Inside 전남’이다. 이름 그대로 전남지역의 주요 이슈와 관심 사항을 겉에서 속까지 깊숙이 조명하는 코너다. 인사이드 전남은 기자들이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발로 뛰며 취재한 생생한 기사가 세련된 편집으로 독자와 만난다.

인사이드 전남의 시초는 ‘로컬와이드’다. 전남일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로부터 기획취재 지원을 받아 2009년 5월부터 지역 밀착 기획기사 ‘로컬와이드’를 내보냈다. 지역민들의 진솔한 삶의 현장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이 기획은 올해 6월 ‘인사이드 전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인사이드 전남은 관공서발 보도자료에서 탈피해 지역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과 대안 제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출산장려금 지원 문제, 조류 인플루엔자 살처분 환경오염, 2년째 멈춰버린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등을 다룬 기사는 다른 신문이 보지 못했거나 소홀했던 사안을 밀착 취재해 반향을 일으킨 경우다.

가능하면 타 지역 사례를 적극 발굴해 보도한다. 광주광역시와 담양군 행정구역 변경 추진 기사의 경우 16년 전 대구광역시에 편입된 달성군의 사례를 취재했고, 전남의 요트산업을 보도하면서 요트 메카인 부산 수영만을 현지 취재했다.

무거운 주제 일색은 아니다. 고로쇠 수액에 얽힌 이야기, 섬진강길 도보 여행 등 말랑말랑한 아이템도 자리를 잡고 있다.

인사이드 전남은 지역사회부 기자 4명이 맡고 있다. 부장 1명을 포함해 15년차 차장급 기자 2명, 이미지를 위해 사진부 출신 기자 1명이 배치됐다. 매일 고정적으로 지역면을 만들면서 따로 시간을 내 취재하는 시스템인만큼 기자들의 품이 많이 들어간다.

이기수 지역사회부장은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의 생존 승부수 중 하나는 심층보도”라며 “주요 이슈를 다각도로 분석해서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정보를 대안과 함께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좋은 세상 캠페인’ 영남일보
아트디렉트 이제석씨 공익광고 무료 게재

달력이 온통 빨간 날이다. 여름이라 쉬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구나 생각했는데 웬걸 그게 아니다. “날마다 휴일이면 좋을까요. 날마다 휴일인 사람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는 문구가 있다. 영남일보 7월23일자 21면 전면광고다.

영남일보는 2009년 3월부터 ‘영남일보 글로컬 프로젝트-이제석의 좋은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비영리단체의 광고를 무료로 제작, 한달에 4~8회 지면에 게재하는 공익캠페인이다.

지금까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장애인연맹,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전 등이 공익광고에 등장했으며 다른 단체들의 참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 제작은 아트디렉터 이제석씨가 맡고 있다. 대구 출신인 이씨는 클리오 광고제, 칸 국제광고제 등 세계 5대 광고제를 휩쓴 세계적인 아트디렉터다.

이 캠페인은 이제석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는 인터뷰로 인연을 맺은 백승운 기자에게 공익광고를 제안했고, 영남일보는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물론 처음에 ‘신문이 기사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돈 안되는 공익광고를 싣는다’는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우로 끝났다.

영남일보의 공익광고 캠페인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익광고가 나갈 때마다 ‘영남일보의 공익광고가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준다’, ‘중앙지도 하지 못하는 일을 영남일보가 시도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캠페인성 뉴스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되리라고 믿는다’ 등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계명대, 대구대 등 일부 대학에서 이 캠페인을 광고 주제로 다뤘고, 2009년 지역신문 콘퍼런스 대상 수상을 계기로 다른 지역시문들의 벤치마킹 움직임도 일고 있다. 백승운 기자는 “대구에 있는 작은 복지관 등을 섭외해 광고를 제작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로컬과 시사 쪽으로 캠페인 뉴스의 지평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