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지상 기자
그런데 그 ‘뻔함’을 탈피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이미 국회를 진단하는 기획은 차고 넘쳤습니다. 6명 모두 기획이 끝날 때까지 ‘뻔함’을 탈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혀여만 했습니다. 김경희·안효성 기자는 기사에 맞는 현장을 찾기 위해 등기부등본을 들고 논과 밭을 찾아다녔고, 현일훈 기자는 ‘국민정서법’ 취재를 위해 해당 법안은 물론 관련된 모든 속기록을 찾아봤습니다.
강민석 팀장과 강태화 기자는 기획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디어 발제와 구성, 취재 및 기사 작성까지 도맡아 진행한 기획팀의 큰 기둥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두 ‘하나라도 더 새로운 걸 찾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한달 가까이 계속된 주7일 근무 및 야근을 견뎠습니다. 중앙일보 생활정치지수(JPI)의 탄생은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보도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많은 응원과 동시에 일부 국회의원들의 견제를 받았습니다. 경쟁 일간지 사설에 우리의 기사가 인용되고, 타사에서 우리 기사 의도를 분석하는 해설 보도를 내놓는 유례없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도는 아직 미완입니다. 본지 기획보도 하나만으로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대한민국 국회’는 움직이기 힘든 거대 공룡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언론과 함께 우리의 기사가 현실을 바꾸는 데 조금의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살점을 도려내는 마음으로 사례를 제보해준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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