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기자들이 말하는 원세훈 1심 재판

1년간 취재 후일담 생생…누리꾼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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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1심에서 ‘정치 관여는 했으나 선거에 개입하진 않았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지난 11일, 시사인 사회팀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원 전 원장의 공판을 1년 넘게 취재해온 기자들의 방담은 지난 18일 ‘선거법 무죄 선고에 탄식하던 기자들’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됐다. 해당 기사는 페이스북 ‘좋아요’ 1853명과 리트윗 132건(23일 현재)을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국정원 직원이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서 쓴 아이디를 차용한 익명의 시사인 기자들은 “법조 기자들은 ‘짜맞추기’ ‘자판기’ 판결이라는 반응이었다”, “증인으로 나오는 국정원 직원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어찌나 하던지, 그런 기억력으로 어떻게 나라 안보를 책임질까 걱정이 될 정도”라며 지면에 담지 못한 취재 후일담을 전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추적한 시사인 크라우드 저널리즘 ‘응답하라 7452’의 한 장면.

이들의 ‘익명 방담’은 지난 2월 김 전 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진 후 두 번째다. 사회팀 기자들이 매주 도맡아온 ‘법정 중계’를 사실상 마무리 짓는 자리였다. 시사인은 지난해 11월부터 크라우드 저널리즘 ‘응답하라 7452’를 통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추적했다. 방대한 양의 관련 자료를 분석해 기사화하는 한편 원세훈·김용판 재판에서 오고가는 팩트를 날것 그대로 전달, 독자 참여를 이끌었다. 그동안의 언론 보도가 검찰 수사와 판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그 ‘중간과정’을 조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법정 중계’ 아이디어를 제안했던 고제규 기자는 “언론에서 기사화 되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80~90%의 팩트는 법정에서 다뤄지는 것”이라며 “사회팀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법정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며 취재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주간지가 긴 호흡으로 재판의 전반을 보여준 것은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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