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의 힘 가해진 자연변형, 절대 되돌릴 수 없어”
대운하 추진계획 단독보도 SBS 박수택 기자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2008.04.10 10: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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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박수택 환경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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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SBS에 ‘대운하 구체계획없다더니, 일정까지 나왔다’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총선을 앞둔 때에 나온 이 기사는 파급력이 컸다. 대운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고 선거판을 흔들었다.
“대운하 개발은 안된다고 확신합니다. 대재앙의 단초예요.”
대운하 추진 계획을 단독 보도한 SBS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는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강물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박 기자는 “막대한 인공의 힘이 우리 자연에 가해졌을 때 심각한 변형이 일어난다. 한번 일어난 변형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에 매우 안정된 노년기 지형은 조금만 인공적으로 바꾸어도 금세 부서지고 만다. 세계적 흐름인 ‘지속가능성’의 이념에도 역행한다.
박 기자는 하천에 있는 돌과 자갈을 팔아 건설비를 조달하겠다는 새 정부의 생각도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환경 정책을 뒤집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대운하를 강행하면 참여정부가 3~4년 전 세워둔 ‘자연형 하천(복원)’시책을 뒤집게 된다.
대운하의 정당성은 경제개발에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가 경제 효과가 무엇인지 분명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경제개발 효과는 막연하기만 하다는 것. 공사 기간 중 창출되는 일자리와 관광지 조성만으로는 반대로 입게 될 자연 파괴 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경제를 논할 때 ‘후회하는 비용’은 곧잘 제외되곤 하죠.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손해를 입게 될지 분명히 포함시켜야 진정한 경제효과입니다.”
박 기자는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정부가 대운하를 추진을 하고 있다면 “구체적인 것이 없다”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검증을 받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언론계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하는 그는 “SBS 역시 대운하 내부 문서 건을 보도하자고 했을 때 보도국 내 반대여론이 있었다”며 “하지만 국민이 알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보도를 관철시켰다. 일부 언론이 추진을 옹호하는 듯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데 분명한 어조로 ‘찬성’을 밝히고 그에 대한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기자는 자신이 환경전문 기자라 아니었어도 ‘시민 박수택’으로서 대운하 개발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해인 시인의 ‘가까운 행복’이라는 시를 읊조렸다. “상상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내마음...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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