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정치적 공방으로 본질 흐리기

[07'대선미디어 연대]10.15~20 방송팀 주간모니터보고서

이 기사는 <07’ 대선미디어연대>에서 작성한 ‘2007 대통령 선거 관련 언론보도 모니터보고서’ 입니다. <한국기자협회>는 <07’ 대선미디어연대>와 함께 2007년 대선보도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언론들의 선거보도와 관련해 건전한 비평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보고서 전문을 인터넷에 게재합니다.


대선미디어연대 모니터본부 방송팀 10.15(월) ~ 10.20(토) 주간모니터 보고서

▶ BBK 의혹, 정치적 공방으로 본질 흐리기
‘대선국감’아닌 ‘파행국감’ 비판의식 상실
이인제 +권영길 +문국현 동정에 치우친 ‘패키지 보도’

지난 주(15~20) 방송뉴스에서 대선보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 주 통합신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됐으며 김경준 씨의 소환문제가 촉발된 정기 국정감사 파행 등 적지 않은 대선 관련 뉴스가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각 후보의 선거 운동과 정책을 전하는 보도가 증가했으며 후보단일화가 방송 뉴스의 주요 의제로 등장했다.

대선보도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이를 다루는 방식은 여전이 정치공방이라는 차원에 머물고 있으며 정책 관련 보도에서도 충분한 소개와 검증을 한 보도는 찾기 어려웠다. BBK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이 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이를 전달하는 방송 3사는 정치적 공방으로 사건의 본질에서 비켜갔고, 파행으로 얼룩진 국정감사 보도의 경우, 정쟁 보도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정치권이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면 언론 또한 이를 중계하며 정쟁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소수정당 후보인 이인제, 권영길, 문국현 후보를 한데 묶어 보도하는 패키지 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 KBS 34건·평균시간 2분으로 양적 증가
단일화 분석과 전망이 많았던 점이 작용
 

<표 1)> 방송사별 선거관련 보도건수

단위: 건 & 시간

 

KBS

MBC

SBS

보도건수

34

28

23

보도시간

67‘05“

48‘33“

46‘56“

시간/건수

1‘58“

1‘44“

1‘02“

※ 뉴스의 헤드라인은 화면자막


방송3사 모두 20건이 넘는 보도건수를 나타냈는데, 특히 방송건수별 보도시간에 있어 보도건수 당 평균시간은 KBS 1분 58초 MBC 1분 44초, SBS 1분 02초를 나타냈는데 SBS의 경우, 단신이 늘어나 지난 주에 비해 보도건수 당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보도 건수는 KBS 34건으로 확대됐고 MBC 28건, SBS가 23건을 기록했다. 보도 형식의 경우, 후보자를 확정한 통합신당, 민주당의 후보자의 대담과 대선 전망, 그리고 후보단일화의 전망과 상황을 전하는 보도가 배치돼 단순 나열의 보도가 줄어들었다는 특징을 나타냈다.

▶ 통합신당+한나라당 핑퐁식 공방 주고받기 보도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관련 보도가 방송사별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민주당 경선 결과와 후보자로 선출된 이인제 후보에 대한 보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문국현, 권영길 후보에 대한 보도 비중은 여전이 낮았다. 문국현 권영길 후보에 대한 소식은 어디까지 독자적인 꼭지 배치가 아니라 소수정당이라는 틀에서 전해졌다. ‘통합신당+한나라당’보도가 급격히 증가한 까닭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쟁 당사자의 입장을 방송뉴스가 공방의 틀로 전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표 2)> 방송사별 정당 기사건수 

단위: 건

          방송사  

인물

KBS

MBC

SBS

통합신당

 8

4

4

한나라당

 4

6

4

민주당

 2

1

2

민주노동당

-

-

-

문국현

-

-

-

국민중심당

-

-

-

통합신당+한나라당

 7

7

5

범여권

(통합신당+민주당+문국현)

 2

2

범여권+한나라+민주노동당 

1

-

-

기타

 11

8

6

합 계

34

28

23


<표 3)> 방송사별 정보원 인물

단위: 건

          방송사  

인물

KBS

MBC

SBS

통합신당

정동영

16

10

14

손학규

2

2

1

이해찬

1

1

1

한나라당

이명박

10

9

8

 

민주당

 

이인제

9

4

8

민주

노동당

권영길

3

3

2

문국현

4

4

3

기타

2

3

2

사례 수

47

36

39

※ 후보 및 후보관계자 복수체크


정보원으로 인용된 빈도는 통합신당 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후보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명박 후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이인제 후보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문국현, 권영길 후보의 경우도 후보단일화, 정책연대, 선거활동의 주제로 한 꼭지에 포함되는 경우가 다소 늘었다. 하지만 통합신당, 한나라당 중심의 정보원 이용은 여전한 상황이다.
 

<표 4)> 대선관련 보도의 주제분류

단위: 건

                방송사 

정당별 주제

KBS

MBC

SBS

전체

통합

신당

 

경선결과

6

 5

2

13

선거운동 

2

 2

2

6

한나

라당

선거운동 

2

 2

1

5

BBK 사건

4

 3

4

11

후보 검증

1

-

-

1

교육정책

-

1

-

1

민주당

경선결과

1

1

2

4

정동영 이명박

정책대결 및 검증 공방

1

1

2

4

민주노동당

-

-

-

-

문국현

-

-

-

-

여론조사

2

-

-

2

범여 후보단일화

4

 2

3

9

국정감사 

5

 5

3

13

대선전망 

1

-

-

1

소수정당 후보 선거운동

1

3

2

6

기타

4

2

9

합계

34

28

23

85


▶ BBK, 한나라당의 ‘보이지 않는 손’ 주장, 문제없나?
비판의식 상실, 공방으로 치부한 방송 3사 보도


주초부터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귀국 문제를 놓고 통합신당과 한나라당의 공방이 뜨거웠다. 국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두 당은 서로를 향해 의혹제기와 막말을 쏟아냈다.

특히, 한나라당은 겉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다”면서도 정작 미 법원에 판결유예를 요청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식으로 핵심을 비켜가면서 공방과 의혹제기를 일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 방송뉴스가 적절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이들의 주장을 진실인 양 나열해 보도하고 있어 시청자들은 혼란과 정치염증으로 빠져들게 한다.

KBS는 15일 한 건을 보도했지만, MBC와 SBS는 이 사안을 다루지 조차 않았다. 이날 제기된 의혹을 정리하면 두 가지다. 첫째, 통합신당 측이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김 씨 귀국 방해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둘째, 한나라당이 이에 반발하며 제기한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는 무엇인지 등이다.
그러나 KBS는 이 두 가지 핵심적 의혹에 대해 양측의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만 나열하고 있다. 먼저, 통합신당이 한나라당을 향해 제기한 귀국 방해 정황이 무엇인지에 대해 캐물었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모든 절차를 완료해 달라고 신청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돌연 김 씨의 귀국 소식이 나오는 시점에 절차의 문제를 요청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석연치 않다.

상식적으로 김 씨와 이명박 후보 간의 연루설이 각종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는 때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면 당장이라도 김 씨가 귀국을 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해주길 바라는 것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일이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태도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냐는 더 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방송뉴스는 이러한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통합신당 측의 주장에 반박하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KBS는 뉴스에서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이처럼 근거 없고 무책임한 의혹제기가 시청자들의 정치혐오감을 부추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이를 바로잡지 않는 것은 되려 정치혐오감을 부추기는 꼴이다.
이 후보 측이 김씨가 빨리 귀국하길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미 법원에 판결 유예를 요청한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 씨가 돌연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것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의혹이 있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KBS,10.15>
16일 들어 한나라당이 국감일정에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국감은 이른바 ‘대선 국감’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국감에서 후보들의 의혹에 대한 검증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판단은 없고, 각 상임위에서 벌어지는 몸싸움과 기싸움만 화면과 기자의 리포트를 통해 전달되는 양상이다.

특히 16일 보도에서 KBS와 MBC는 정치공방과 충돌 예상, 그리고 대선판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과 같은 무비판적 보도만 하고 있다. 그나마 SBS가 보도 말미에 국회정상화가 이러한 정치적 공방을 더욱 가열시킬 우려를 언급한 것이 비판적인 수준의 보도다.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감은 대선 후보를 둘러싼 정치 공방으로 상당한 대립과 충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KBS,10.16>

특히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결정적인 증거가 폭로될 경우,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야는 긴장 속에 국정감사를 맞고 있습니다.<MBC,10.16>

국회가 내일부터 다시 정상화 되면서 국정감사는 예정대로 이뤄지게됐지만 이런 검증전쟁때문에 국회정상화가 오히려 정치공방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SBS,10.16>
또한 16일 방송 3사는 ‘이명박 국감’, ‘정동영 국감’ 운운하며 국정감사를 이른바 대선국감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국감이 대선후보를 검증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정부와 산하 단체에 대한 평가의 기회라는 점에서 이러한 용어는 부적절하다.

17일 국감을 전달하는데 있어서는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몸싸움이 뉴스 화면에 중계되고 기자는 리포트를 통해 공방의 현장을 묘사하기에 바빴다. 다만, 의원들의 자극적인 몸싸움이 계속되자 뉴스는 이제야 서서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으나 이도 보도 말미에 한 줄 덧붙이는 수준이다.
여야 모두 자당 후보는 보호하고 상대당 후보는 흠집내는데 안간힘을 쓰면서 17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는 첫날부터 국정을 점검하는 본래 취지는 실종되고 오직 대선만을 위한 정치 선전장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MBC,10.17>

대통합신당과 한나라당은 내일도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국감은 국정현안을 살핀다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SBS,10.17>
이처럼 국감이 파행으로 치닫는 와중에 19일 들어 미 연방법원에서 김 씨의 송환가능성이 제기되자 뉴스는 이전과는 달리 분석적으로 사안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특히, KBS는 미국 특파원 발 보도를 통해 미 연방법원의 승인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전달했다. KBS는 이어 검찰 수사의 핵심이
이명박 후보와의 연관 의혹들이라면서, 세 가지 의혹을 정리해 보도했다. SBS 역시 김경준씨와 이명박 후보 간의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 반면, MBC는 한 건의 리포트에서 김씨의 한국 송환 가능성을 간략히 언급한 뒤, 공방만 계속되는 정치권의 반응을 보다 상세히 보도했다.

사건의 핵심이랄 수 있는 사실관계, 김 씨의 소환배경과 소환과정에서 벌어진 사건, 소환 뒤 검찰의 수사방향에 대한 초점이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MBC가 정치권의 공격적 반응만을 주요하게 다룬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시청자가 이 사안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기본적인 역할을 방기한 셈이다. KBS가 각 당의 반응을 앵커단신으로 전한 것처럼 각 당의 반응은 간략히만 언급하면 될 일이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이명박 후보와의 연관 의혹들. 이 후보가 실제로 주가조작사건을 일으킨 BBK에 투자했는지, 다스와 심텍, 삼성생명 등의 BBK 투자를 유치했는 지, 그리고 이 후보가 다스의 지분을 차명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 등 크게 3가지입니다.<KBS,10.19>

핵심은 지난 2000년 김 씨와 LK-e뱅크라는 회사를 함께 만든 이 후보가 김 씨의 범죄혐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김 씨는 현재 우리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입니다.<SBS,10.19>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김 씨가 귀국하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나라당은 금감원 조사 결과 이 후보가 주가조작과 무관하다는 결론이 났는데도, 범여권이 김 씨를 이용하고 있다며 공작설을 제기했습니다.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경준 씨의 귀국이 대선 판도에 태풍의 눈이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MBC,10.19>
▶ ‘이인제·권영길·문국현’ 패키지, 후보 ‘발언 모음집’과 유사
매니페스토 협약식 행사보도로 전락, 실현방안은 없어


이명박, 정동영 후보에 대한 보도 이후, 배치된 소수 후보·정당에 대한 보도는 패키지 보도를 보는 듯 했다. 이인제, 권영길, 문국현 후보에 대한 보도를 한 꼭지에 묶음 식으로 담으려 하다 보니, 그 보도의 내용은 단순한 스케치 보도에 치중될 수밖에 없었다. 지지율에 의한 차별적인 보도시간과 배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보도 내용에 있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수반되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KBS, MBC, SBS 모두, 세 후보의 대선 행보를 스케치 형식으로 간략하게 전달했다. SBS의 경우, 각 후보의 정책안에 대한 소개가 있었으나 간단한 소개에 지나지 않았다.

KBS와 MBC는 각기 17일 보도에서 세 후보의 동정을 한 꼭지 뉴스로 다뤘는데, 선거운동을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취지겠지만 결국 이들의 동정만 좇을 뿐 이들이 갖고 있는 정책과 구상에 대한 일차적인 정보제공은 없다.
이인제 후보를 향해서는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 일색이었고, 문국현·권영길 후보의 만남에 대한 서로 간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 이날 방송뉴스에서 이들 후보에 대해 전달한 전부다.
<녹취> 이인제(민주당 대선 후보): "개혁을 지향하는 누구와도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녹취> 권영길(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실제적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느냐, 그것을 두고 연정을 하자는 것이다." <녹취> 문국현(前 유한킴벌리 사장): "만냐야겠죠. 약자를 대변하니까. 한번 만나면 세계적 동향을 말씀드리고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사는 길을 말씀 드릴려고 한다."<KBS,10.17>

●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 "어떤 조건에서도 가리지 않고 만날 겁니다. 문국현 후보만 만나는 것 생각하지 않고 있다." ● 문국현 후보 (창조한국당-가칭) : "대한민국 재창조의 첫 봉화가 2007년 10월 17일 대구에서 올랐다고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MBC,10.17>
18일 들어 세 후보의 활동에 3사가 공히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마찬가지로 한 꼭지 보도에 세 후보의 하루 동정과 제시한 정책을 소개하자니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기에 바쁘다. 지지율 한 자릿수 후보라 하더라도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증의 책임은 언론에 없는 것일까.

19일 대부분의 후보들은 실천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깨끗한 정책중심 선거를 다짐하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 소식을 방송3사 공히 간략히 언급했다. 그런데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 번째는 시민사회의 선거감시체이자 후보와 시민사회 간의 약속이기도 한 매니페스토 운동이 향후 어떤 과정을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할 것인지, 후보자들은 단지 사인 한 번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정책선거를 할 것인지 그 내용이 빠져있다.
즉, 이날 후보들이 서명했다는 6개항이 무엇인 지 시청자들도 궁금한 사안이다. 이를 통해 향후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선거운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보도의 근원은 역시 후보자들이 참석한 단지 ‘행사소식’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은 오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협약식에 참석했습니다. 후보들은 이 자리에서 실천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깨끗한 정책중심 선거를 다짐했습니다.<KBS,10.19>

각 당 후보와 선대 위원장들은 이번 대선에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경쟁하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6개항의 협약에 서명했습니다.<SBS,10.19>
▶ 이인제, ‘충청 대통령’ 지역감정 조장 발언
KBS·MBC, 비판의식 결여된 채 그대로 전달


이인제 후보의 선거전략의 핵심은 충청과 호남을 잇는 서부권 벨트의 개발에 있다. 97년 DJP 대선의 학습효과와 자신의 고향인 충청와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근거로 했다고 하지만, 노골적으로 ‘충청대통령’ 운운하는 모습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듯하다.

18일 방송 3사는 대전 도마시장에서 선거유세 중인 이인제 후보의 모습을 전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인제 후보는 공공연히 ‘충청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이러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방송뉴스가 전혀 문제 삼지 않으며 동정뉴스로 다루고 있다. KBS와 MBC는 ‘충청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쓰거나 녹취했고, SBS는 ‘충청 대통령'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문제의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마치 이 후보가 출신지인 충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투인데, 공을 들이는 것과 노골적으로 고향사람을 밀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만일 정동영 후보나 이명박 후보가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떠했을까. 이인제 후보의 발언을 모두 단일화의 프레임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발언에 문제가 있어도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출신지인 충청권에 공을 들였습니다. 호남과 충청, 수도권을 아우르는 서부권 벨트를 묶어 최초의 충청출신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KBS,10.18>

● 이인제 (민주당 대선 후보) : "단일후보가 돼 가지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충청 출신의 최초 대통령이 꼭 되겠습니다."<MBC,10.18>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새벽시장을 찾았습니다. 어깨너머로 경매에 참여하기도 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서민 대통령 후보로 다가가려 애썼습니다. [이인제/민주당 후보 : 대통령 시켜달라고 왔지. 내가 대통령이 돼야 세상이 따뜻해지고 경기가 활성화되고.]<SBS, 10.18>
▶ MBC·SBS 범여권-권영길 연대설, 김치국 부터
통합신당 경선 의미, 진단 없는 방송 3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통합신당 경선 결과가 15일 정동영 후보로 확정되며 일단락 됐다. 이로 인해 통합신당 경선이 남긴 명의도용문제, 조직동원 선거, 경선후보 칩거 등 각종 문제점들도 미결인 상태로 종료됐다. 방송 보도 역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간과한 채 보도하기는 마찬가지다. 통합신당의 경선은 이러한 문제점뿐만 아니라 모바일 선거 등 새로운 선거문화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경선이 종료된 시점에서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도는 부족했다. 15일 KBS 만이 경선결과 뿐만 아니라 통합신당 경선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을 제시해 돋보였다. 물론 명의 도용 등 각종 문제점에 대한 진단은 부족했지만,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분석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MBC와 SBS는 통합신당의 경선에 대한 평가와 의미 분석이 매우 부족했고, 심지어 SBS는 범여권 단일화 논의로 무게중심을 이어갔다. 물론 범여권 후보 모두 승리의 요건으로 단일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후보 확정된 당일 보도의 중심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통합신당 경선이 아닌 단일화로 쏠리는 것은 다소 민망해 보인다.

게다가 16일 보도에서 MBC와 SBS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와 범여권 후보와의 연대설을 제기한다. 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의 확정으로 범여권 후보 진영이 일단락됐는데, 범여권과 권영길 후보의 연대설을 제기하여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마치 범여권 후보인 양 착각을 불러일으킬 우려도 있다.

MBC '연대 모색'에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가치의 연정' 제안과 문국현 후보의 "그 분들하고도 만나야겠죠, 약자를 대변하는 그룹이니까"란 말을 인용해 마치 두 후보가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듯한 보도를 했다. 두 후보의 연대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한 근거이다. 민주노동당 당원과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각 후보 진영에서 내부 갈등마저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사실임에도 충분한 근거와 확인이 없는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이다.

이 두 후보의 연대에 일부 시청자는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위해 근거도 없는 분명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보도윤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심지어 현재 대선 판도에 있어 누구도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후보단일화와 연정, 정치연합 등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맞서기 위한 범개혁 진영의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문국현 권영길 후보의 연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MBC,10.16>

범위는 범여권 세 후보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정책연대 형태로 참여할 지도 관심입니다. 하지만 단일화 논의가 대통합신당의 경선과정처럼 지지층에게 감동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정치공학적인 유불리 싸움으로 변질된다면 단일화는 해보나마나라는게 중론입니다.<SBS,10.16>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 문국현 후보 등은 범여권 후보라는 표현에 초기에 각 후보들은 반발했었다. 하지만 이내 이 표현에 담긴 의도의 정치적 득실을 따지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의 당선 이후 방송과의 인터뷰(16일)에서도 범여권 후보라는 표현 보다는 개혁 후보라는 표현을 요구하기도 했다.

'범여권 후보'라는 표현 속에 담긴 '반한나라당 전선'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불리할 수도 있지만 이인제, 문국현 후보의 정치적 행보에도 불리할 수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게는 존립 기반마저 상실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표현인 것이다.

※ 참고사항(원 자료)

<표 5)> 10.5~10.20 대선관련 방송3사 보도

 

KBS

MBC

SBS

10.15(월)

정동영 후보 선출(1‘43“)

‘조직의 힘’ 압승(1‘35“)

갈등치유 급선무(1‘25“)

“힘 보태겠다”(1‘24“)

기자에서 후보로(1‘40“)

“통합 대통령 되겠다”(4‘30“)

단일화 가시밭길(1‘47“)

“국정실패책임”(1‘50“)

“겨울바다 고래를”(1‘25“)

‘김경준 공방’파행(1‘42“)

대선후보확정 대통합역설(1‘43“)

이변 없었다(1‘26“)

‘단일화 신중’(1‘47“)

정동영 후보에게 듣는다(3‘41“)

당선축하(21“)

“대세론 버려라”(1‘40“)

정동영 대선후보 확정(1‘52“)

단일화가 변수(3‘06“)

정동영대선후보에게듣는다(3‘07“)

“대세론 안주말라”(1‘31“)

10.16(화)

후보검증 격돌(1‘39“)

이인제후보 선출(1‘46“)

민주당 중심 단일화(2‘43“)

서민 찾아 첫 행보(1‘48“)

후보 확정 경쟁 본격화(1‘55“)

대통령께 미안(1‘52“)

영어 책임 지겠다(1‘46“)

이인제 후보에게 듣는다(2‘39“)

연대 모색(1‘29“)

후보검증 격돌(2‘00“)

본격 경쟁 시작(2‘42“)

이인제 대선후보 확정(1‘45“)

이인제 후보에게 듣는다(2‘43“)

단일화 변수는?(2‘52“)

10.17(수)

충돌 ․ 파행(1‘33“ )

검증 공방(3‘13“ )

개성으로 학교로(1‘4o“ )

정책연대 저울질( 1‘48“)

50% 17.2%(1‘48“ )

경제활성화 60.6%(1‘52“ )

국정감사 첫날부터 파행(2‘01“)

퍼주기 공세(1‘29“)

환경 파괴(1'44“)

평화경제론 역설(1‘40“)

노정권의 아류(1‘33“)

3인의 행보(1‘43“)

첫날부터 후보검증 파행(3‘07")

민심 속으로(2‘24“)

10.18(목)

정책 맞대결(1‘52“)

치열한 3위 다툼(1‘51“)

‘흠집 내기’ 공방(1‘41“)

상반된 경제관(1‘42“)

끝없는 흠집내기(1‘49“)

바쁜 하루(1‘31“)

경제 정책 맞대결(1‘53“)

민심 공략(1‘54“)

폭로전 변질(2‘26“)

10.19(금)

대선 전 송환될 듯(1'45")

귀국 즉시 구속 수사(1'50")

미묘한 신경전(40“)

“출석”…“정치적의도”(1'27")

60일 간의 변수들(4‘07“)

세력 불리기(1'40")

문화계 껴안기(1'25")

민심잡기 잰걸음(1'40")

건보료 진실은?(2‘37“)

대선 전 귀국할 듯(1‘53“)

출석요청…거부(22“)

지지기반 경쟁(2‘06“)

민생 현장으로(1‘34“)

또 출마?(1‘41“)

한국 송환 승인(1‘44“)

대선 변수 급부상(2‘02“)

출석요구(1‘40“)

대선체제 전환(1‘54“)

후보 비방 격돌(2‘02“)

정책선거 협약식(23“)

10.20(토)

대선 D-60(1‘57“)

새내기들의 표심(2‘53“)

귀국시기 상관없다(1‘53“)

D-60 바쁜 주말(1‘33“)

귀국해라(1‘30“)

당내 결속 다지기(1‘33“)

주말 민심공략(1‘10“)

홍보하다 '벌금'(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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