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MBC, 직원 30% 명퇴 '후폭풍'

노조 "희망 명퇴로 포장된 강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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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MBC가 사실상 25명의 명예퇴직을 결정했다. 안동MBC 사장을 포함한 총 60명의 구성원 중 3분의1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다. 재정적자로 인한 경영위기를 타개하고자 시행됐지만,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명퇴를 하게 되면서 내부 조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동MBC가 지난 20일까지 명퇴를 모집한 결과, 총 25명의 직원들이 신청했다. 사측은 다음날인 21일 곧바로 ‘명퇴자 심의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고, 2명이 유보됐지만 사실상 25명을 확정했다. 당초 인사위는 25일 예정돼 있었지만 사측은 서둘러 이를 진행했다. 또 인사위원 9명 중 6명의 간부가 이번 명퇴 신청자로 위원자격이 제한되지만 가결을 결정했다. 명퇴 신청자는 2명의 취재기자를 비롯해 카메라기자, PD, 기술직, 경영직 등 각 직종에서 나왔으며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문제는 이번 명예퇴직이 명목상 희망퇴직이지만, 사측의 강제성을 띈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명퇴 공고 기간 중 김상철 안동MBC 사장은 명퇴 권고 대상자들과의 면담에서 사규에도 없는 ‘직무기강위원회’로 인사고과를 운운하며 정리해고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는 지적이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안동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상당수의 면담자들은 정리해고를 암시하는 회사의 비합법적이고 악의적 성적표에 불안해했고 결국 손을 들어야 했다”며 “희망 명퇴로 포장된 사실상의 강퇴였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규모 명퇴에 따른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인력 부족으로 업무 부담이나 내부 조직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명예퇴직 조건으로 명퇴자들이 원할 경우 저임금인 계약직 신분으로 재고용을 할 수 있지만, 얼마만큼의 인원이 남을 지는 미지수다. 안동MBC 지부는 “인건비를 줄여 조직 운영의 숨통을 틔우자는 취지이지만 오히려 조직 운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저 눈앞에 보이는 숫자에 끌려 조직이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설사 경영수지 개선을 얻는다 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지, 결국 ‘누구를 위한 무엇을 목표로 한 명퇴인가’는 물음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동MBC 지부는 “김상철 사장은 자신의 대단한 ‘업적’에 웃음을 머금고 있을지 모르지만 조직을 생각해야하는 직원들은 또다시 닥쳐올지 모를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며 “회사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번 명퇴 정국에서 직원들에게 올가미를 씌운 임의 단체인 ‘직무기강위원회’를 당장 폐지하고 정리해고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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