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아픔 위로에 기자들도 깊은 울림

취재기자들이 말하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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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위로 기억에 남아”
“우리사회 공감 능력 키우는 계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허례허식이 권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님을 몸소 보여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그의 탈권위적 행보와 소통을 중시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약자를 배려하고 그들의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눈높이를 마주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황의 모습은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취재기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앞다퉈 쏟아지는 기사들은 그를 ‘가난한 자의 벗’ ‘겸손과 배려’ ‘진정한 리더십’의 수식어로 지칭했다.

기자들은 약자를 배려하는 교황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김여란 경향신문 기자는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밀양 주민, 용산참사 유족 등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의 약자들을 초대한 교황을 보며, 그 자체가 종교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약자를 위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국민들도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기 KBS 기자도 “교황은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책임도 없는 사람이지만 어떻게든 손을 내밀어 약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것 같았다”고 했다.

특히 기자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각별한 위로를 전하는 교황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허남설 경향신문 기자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가 기억에 남는다”며 “방한 기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했는데 교황이 보낸 사인이 가볍지 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조현 한겨레 종교전문기자는 “아프고 상처 입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교황의 행보를 통해 종교인들은 물론 이웃의 아픔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가 공감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기자들은 교황이 지도자의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태현 일요신문 기자는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것 같다”며 “정치인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사회적 의무를 가진 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도 “교황의 행보로 인해 리더십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더 높아졌고 그 기대치에 현실 지도자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교황이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없었겠지만 지도자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교황이 평신도를 포함해 일반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기억에 남는다는 기자도 있었다. 전희진 대전일보 기자는 “카퍼레이드를 보는데 교황의 얼굴이 어떨 땐 할아버지 같고 어떨 땐 아이 같았다”며 “찰나의 순간이지만 자신과 눈이 마주친 평신도들과 같은 눈높이로 얘기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재진 한국일보 기자도 “교황이 아시아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기존 연설문을 그대로 읽지 않고 중간부터 즉흥 연설을 한 적이 있다”며 “청년들에게 피곤하냐고 물어보는 등 진심으로 소통하려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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