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세월호-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

제286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 오마이뉴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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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 이병한 기자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수많은 학생들이, 사람들이, 통째로 바다 속에 가라앉는 상황에서 너무 무기력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 참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4월 16일 세월호-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시각, 세월호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은 최대한 잘게 쪼개고, 공간은 최대한 좁게, 하나 하나 꼼꼼히. 우리는 기록하는 자들이 아닌가.

최대한 확보 가능한 객관적인 기록을 모았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을 직접 만났다. 서울에서, 안산에서, 인천과 부천과 일산에서, 그리고 제주도에서, 세월호에 탑승했던 성인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 증언을 들었다.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지를. 그때 그 곳에서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를. 세월호 도면을 펼쳐 한 곳 한 곳 같이 찍었다.

안산 단원고 학생 생존자는 좀더 시간이 필요했다. 부모들은 말했다. “아이들이 첫날은 막 이야기 했는데, 이후 입을 닫았다”고. “우리도 물어보지 않는다”고. “관련 전화가 와도 나가서 받는다”고. 충분히 이해가 됐다. 우리는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는 학생들을 포함해 생존자들을 계속 만날 것이다. 그래서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오마이뉴스가 존재하는 한 계속 보존될 것이다. 기자협회의 이 상은 그 채찍질로 받아들인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작업이었다는 점을 밝힌다. 그들의 손 끝을 거쳐 우리가 수집한 증언과 기록에 생명이 불어넣어졌다. 이번 작업은 어느 때보다 협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우리는 진심으로 한국 사회가 세월호 사고 전과 후로 구분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바라건대, 그 변화의 방향은 사람 값이 똥값인 시대에서 사람을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시대였으면 한다. IMF 언저리에 태어난 아이들 수백명을 산 채로 바다에 던졌으면, 이제 충분하지 않은가. 오마이뉴스 이병한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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