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기 내각 고위 공직후보자 인사검증

제286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KBS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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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김연주 기자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지명된 날 인사검증TF팀도 첫 회의를 했다. 고위 공직 경력이 없는 후보자여서 관보를 통해 재산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재산내역이 없으니 납세 부분도 길이 막혔다. 인사검증 보도는 속도전이다. 탕, 하고 출발은 했는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제대로 뛸 자신이 없었던 나는 다른 취재로 잠시나마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걸 위안 삼았다.

아직도 의문이다. 다른 취재를 가는 차 안에서 왜 ‘문창극’이란 이름을 다시 검색했는지, 교회 장로임을 알게 됐는데 왜 교회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설교자명으로 다시 검색을 해봤는지…. 보물찾기도 제대로 걸려본 적 없는 내 눈앞에 강연을 포함한 모두 6개의 동영상이 떠 있었다. 다음날까지 팀원들과 함께 강연을 수차례 반복해서 듣고 내용을 검토한 결과 교회 강연인 점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후보자의 역사인식이 논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선·후배들의 5월과 나의 5월은 달랐다. 그들은 공영방송을 위해 뜨겁게 싸웠고, 개인적인 일로 회사를 쉬었던 나는 시원한 데서 소식만 접했다. 그런데 축하를 받을 때마다 꾹꾹 눌러놨던 미안함이 점차 커졌다. 제대로 된 보도환경을 만들려고 애쓴 동료들이야말로 축하를 받아야 한다. 이 ‘쉬운 특종’은 선·후배들에게 진 빚의 이자라도 조금 갚으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인사검증TF팀 선배들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1000만원 벌금’ 등의 보도를 통해 노력하는 취재가 어떤 것인지 보여 줬다. 신기한 ‘귀신의 수’로 부족한 팩트를 채워준 김귀수 선배, 끈기로 김희정 후보자 후원금 내역을 파헤친 이병도 선배, 수백편이 넘는 후보자들의 논문과 싸워 이긴 정수영 선배 모두 정말 수고하셨다. 동영상을 나눠 본 죄로 신상털이를 당한 후배 홍성희 기자에겐 고마움과 미안함을 같이 전한다. 발군의 실력을 증명한 데이터매니저 윤지희와 셜록의 스캔 능력을 지닌 K군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가 오든 말든 쉴 새 없이 먹이를 잡아다 주는 어미새 팀장께 감사드린다. KBS 김연주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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