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세월호 특별법 무산 보도

동아·조선·중앙· MBC 등 다른 기사와 묶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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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방송된 SBS '뉴스8' 화면 캡처.  
 
17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언론들은 엇갈린 보도 태도를 보였다. 특별법 처리 무산을 강조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애끓는 심정을 자세하게 보도한 언론이 있는가 하면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보도를 하지 않은 언론도 있었다.

경향신문, 한겨레, SBS, YTN, JTBC 등은 특별법 처리 무산 뉴스를 지면과 프로그램 앞쪽에 배치하며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겨레는 18일 3면 ‘유족들 단식까지 하는 마당에 세월호 특별법 결국 7월 국회로’ 기사에서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3시께 전체회의를 열어 특별법 마련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회의 자체를 취소했다”며 “조사위에 수사권을 주는 문제에 대한 여야 견해차가 워낙 커서 당 지도부의 결단 없는 실무협의는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여야 협상은 다음 주부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7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면서 기사 전반에 걸쳐 세월호 특별법 진행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SBS도 17일 4~5번째 꼭지를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무산과 이에 실망한 세월호 유족들의 모습을 담는 데 할애했다. SBS는 4번째 꼭지인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무산…약속 못 지킨 국회’에서 “정치권이 약속했던 6월 임시국회 내 특별법 처리는 결국 무산됐다”며 “여야는 지난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특별법을 이번 6월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던 약속을 어긴 데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5번째 꼭지인 ‘세월호 유족 “희망 무너졌다”…또 무너진 가슴’에서 “세월호 유가족 20여 명은 나흘째 국회에서 소금과 물만 먹으며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 특별법 통과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또 한 번 가슴을 쳤다”며 유가족들의 모습과 대책위의 발언을 상세히 보도했다.


반면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MBC, 채널A 등 일부 언론사들은 세월호 특별법 무산과 관련된 뉴스를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다른 뉴스에서 간략하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동아일보는 18일 4면 ‘여야 중재 손 놓은 국회의장’ 기사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의 취임 이후 행보를 소개하며 세월호 특별법 무산 뉴스를 기사 안에 포함시켰다. 동아일보는 “정 의장은 지난달 28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있는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말이 아닌 행동하는 국회를 보여주겠다’며 특별법 제정을 다짐했다”며 “하지만 정 의장의 바람과 달리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에도 특별법 제정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채널A ‘종합뉴스’도 17일 6번째 꼭지 ‘세월호 미공개 동영상…“숨이 턱 끝까지, 살고 싶어요”’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배 안 상황이 담긴 영상을 광화문에서 공개한 것을 보도하며 말미에 특별법 처리 무산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조선일보와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


 



   
 
  ▲ 16일 방송된 JTBC '뉴스9' 화면 캡처.  
 
언론들은 경기 안산 단원고생들의 1박2일 국회 행진 뉴스에 대해서도 상이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 16~17일 뉴스를 살펴보면 2개 면에 걸쳐 단원고생들의 행진을 자세하게 보도하거나 인터뷰까지 진행한 언론이 있는 반면 사진기사로 처리하거나 다른 세월호 기사와 합쳐 단순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경향신문, 한겨레, KBS, JTBC 등은 1면과 단독뉴스로 단원고생들의 국회 행진 뉴스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16일 1면 ‘“진실을 밝혀주세요”’ 기사에서 “15일 오후5시 단원고 정문 쪽에 세월호 참사를 겪은 2학년 학생 38명이 모였다”며 “이젠 만날 수 없는 동기의 명찰을 가슴에도 달았다. 선두의 노란 깃발엔 ‘사랑해. 보고싶어 얘들아’같은 여러 글귀가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거리로 나간 아이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내친 발걸음이다. 참사 발생 71일 만인 지난달 25일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사고 발생 91일째 되던 날 거리로 나섰다”면서 아이들의 행진 모습을 자세하게 스케치했다. 한겨레도 16일 1,5면 17일 1,3면에 관련 기사를 크게 실었다.


JTBC ‘뉴스9’도 16일 5번째 꼭지와 7번째 꼭지를 할애해 단원고생들의 국회 행진 뉴스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7번째 꼭지 ‘도보행진한 아이들, 시민들 응원에 밝아져’에서는 손석희 앵커가 아이들과 함께 걸었던 학부모 한 명과 전화 통화를 하며 행진을 하게 된 계기와 이후 경과 등을 자세히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동아일보, 중앙일보, MBC, SBS, TV조선 등은 단원고생들의 국회 행진 뉴스를 유가족 경찰 충돌, 세월호 특별법 합의 무산 뉴스와 함께 묶어 처리하거나 사진기사로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관련 기사를 16일 10면 ‘국회까지 행진 나선 단원고 학생들’이란 제목의 사진기사로 처리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학생 40여 명이 15일 오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고 간략하게 전했다.


TV조선 ‘뉴스쇼 판’도 4번째 꼭지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조속히 제정하라”’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경찰과의 충돌,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담판 실패 등을 단원고생들의 도보 행진과 묶어 단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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