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의 절규 "우리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

[7월18일 아침 라디오시사프로그램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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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사람들은 물어봅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왜 생기느냐, 문제가 있느냐’ 그렇게 물어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언제든지 그런 상황에서 360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소방대원 5명이 순직한 것을 포함해 최근 소방대원들의 사고·사망 소식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장이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서 한 말.

“정부가 시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운행이 전면 금지된데 대해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가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입석금지 조치 시행 전에 충분한 수요조사와 대책 수립이 이뤄지지 않아 교통 혼란과 시민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며 한 말.

“아이들이 충분히 자고 아침밥도 부모님들과 함께 먹고 학교에 나와서 제대로 9시부터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그게 더 오히려 효과적이다.”
-경기도 내 초중고교 9시 등교, 벌점제 폐지 등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침 9시에 등교하면 경기도 학생들만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반대로 오히려 학습 효율이 높아져 성적이 오를 것이라며 한 말.

“쌀시장 전면개방, 주권을 팔아먹는 행위.”
-18일 정부의 쌀시장 전면개방 발표를 앞두고 서울종합정부청사 앞에서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삭발 단식 투쟁을 예고하며 한 말.

17일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던 소방대원 5명이 헬기 추락 사고로 전원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헬기 추락은 도심 주거지역 인근에서 발생, 자칫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원인 규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추락한 헬기는 광주 비행장에서 이륙한 지 불과 4분 만에 고도에 진입하지도 못한 채 수직으로 땅에 내리꽂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체결함 문제가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17일 광주 광산구에서 강원도소방본부 제1항공대 헬기 1대가 추락해 대원 5명이 순직했다. 왼쪽부터 순직한 기장 정성철(52) 소방경, 부기장 박인돈(50) 소방위, 항공정비사 안병국(38) 소방장, 항공구조구급담당 신영룡(42) 소방교, 항공구조사 이은교(31) 소방사. (뉴시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로 순직한 이은교 소방사가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헬기 추락 1시간 전에 SNS 상에 올린 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글은 ‘소방관들의 정당한 외침’이라는 신문 기고를 링크한 것으로, 소방 공무원들이 지방직으로 분산되어 있어 신분상 사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이다. 이 씨는 평소에도 SNS 등에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글을 적극적으로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해 동료 소방대원들이 느끼는 슬픔과 아픔은 더욱 크다.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장은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번 헬기 사고로 5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지난 14일 날 제주도에서도 화재 진압하다가 소방관 한 분이 순직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로 짐작되는 소방관이 자살을 하는 등 지난 4일 동안 7명이 순직했다”고 전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슬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고 협의회장은 “사람들은 ‘갑자기 이런 일이 왜 싱기느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언제든지 그런 상황에서 360일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아무 별 탈 없이 그것이 지나갔다는 이야기는 상황이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일이 안 생기고 지나간 것이 아니고, 그 모든 위험 요소를 우리가 극복하고 살아남은 거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항상 작은 실수, 무언가 실수가 있어도 언제든지 그런 순직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소방관들은 서로 ‘러시안 룰렛’이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고 협의회장은 “언젠가는 내가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우리 소방관들은 근무를 해오고 있기 때문에 국가직 전환을 통해서 우리가 근무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국가직 전환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고 협의회장은 “단 한 번도 현장을 경험해오지 않았던 정책 입안자들이 단순히 법률에 규정되어 있고 지방 사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모든 요구를 말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 예산을 지방에 많이 배분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조적인 문제, 시스템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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