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시신 수습에 침묵하는 팽목항

취재진도 숙연…인터뷰 자제하고 촬영도 멀리서

  • 페이스북
  • 트위치



   
 
  ▲ 20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초입 선착장으로 시신을 태운 해경 선박이 들어오고 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마음은 흐렸다. 20일, 세월호 선내 첫 진입으로 발견된 3구를 포함해 밤사이 13구가 발견되면서 추가 사망자 소식이 잇따랐다. 20일 7시 현재 사망자는 총 58명. 이날 하루 사이 약 20구의 시신이 더해졌다. 세월호 사고 닷새째, 시신 수습 소식만 들려오는 현실에 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희망적인 소식을 기원했던 기자들도 애석한 마음뿐이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됐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브리핑도 취소됐다.




   
 
  ▲ 세월호 수색작업으로 사망자가 추가로 연달아 발견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서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가족들은 구조진행 상황과 사망자명단, 현황 등을 수시로 체크하며 기다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기자들도 조용히 지켜보며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망자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팽목항에는 오전과 오후 해경 배로 시신이 인양됐다. 팽목항 초입 선착장에 배가 들어오면 수십명의 실종자 가족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시신이 배에서 내려지는 동안 선착장에는 배의 엔진 소리만 들릴 정도로 침통한 분위기였다. 사망자의 인상착의가 전해지면 이와 유사한 실종자 가족들은 신원확인소에 들어가 본인의 가족인지 여부를 확인했다. 천막에서 발길을 돌리는 가족들 사이 너머로는 한스러운 울부짖음이 들렸다. “살려고 발버둥 쳤는데…아직 보낼 준비도 안 됐는데…”




   
 
  ▲ 카메라 기자들이 시신이 옮겨진 신원확인소 앞쪽과 직면한 폴리스라인 지점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취재하는 기자들도 숙연해졌다. 사망자의 신원확인소를 지켜보던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안 좋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기자는 “슬퍼하는 유족들에게 취재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질문은 삼가고 있다. 주로 옆에서 조용히 듣는다”고 말했다. 카메라와 사진 기자들도 카메라에 대한 반감으로 신원확인소 근처에는 가지 못했다. 시신이 운반되는 선착장과 신원확인소 앞 앰뷸런스가 보이는 폴리스라인 지점에서 촬영을 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들은 체력적으로 지쳐갈 수밖에 없다. 거센 바닷바람의 추위에 견디며 버티는 상황이다. 기자들도 상황을 지켜보며 추위 속에 팽목항에서 계속 대기 상태다. 일간지 한 기자도 “사실 몸이 힘든 것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는 게 힘들다. 심적으로 안타깝다”며 “기자들도 울면서 기사를 쓴다고 하더라. 보도를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겨우 냉정하게 마음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경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팽목항을 방문하자 실종자 가족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소란이 일었다.




   
 
  ▲ 20일 6시경 이주영 해수부 장관이 팽목항을 방문하자 실종자 가족들이 이 장관에 강하게 항의했다. 취재진도 일제히 몰려 이를 촬영했다.  
 

진도=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