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와 현장 상황 딴판"…실종자 가족들 분노

[4월18일 아침 라디오시사프로그램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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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저희에게 와서 이야기하는 설명하는 것하고 제가 현장에 나가서 보는 것하고는 너무나 상황이 딴판입니다.”
-실종학생 아버지 유경근 씨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 말.

“애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정말 착하게 가만히 있었는데….”
-실종자 가족이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한 상황에서 선실 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은 아이들이 바다 속에 갇혀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하며 한 말.

“인터뷰를 위해 어떤 상황이 가장 힘들었냐는 식의 질문을 하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고요. 큰 소리로 통곡하는 울음소리나 비명 같은 것은 굉장히 자극될 수 있고, 뉴스를 들려준다거나 회상시키는 자극이 될 만한 여러 일들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학생들의 심리 상태와 주의할 점을 설명하며 한 말.

475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지 48시간이 지났지만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와 불신이 커지고 있다.



   
 
  ▲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3일째인 18일 오전 실종자 가족 대표가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 가족 호소문' 발표를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후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뉴스를 통해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 모두 구조됐다는 발표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현장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정부의 신속한 구조와 정확한 정보전달을 호소했다. (뉴시스)  
 
실종자 가족들은 18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현장 상황은 전혀 딴판”이라며 “제대로 구조는 못하고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임온유 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휘 체계도 없고, 재난 대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임 씨는 “8시에 구조를 들어가기로 돼 있는데 지금 아무런 대책도 없고 어떤 준비 상황도 안 된 상태에서 (가족들이) 격분하고 있다”며 “지금 각자 각개전투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실종 학생의 아버지인 유경근 씨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구조가 미진하거나 좀 부족한 게 아니라, 저희 입장에서는 구조가 거의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낮이건 밤이건 새벽이건 어느 시간에도 제대로 된 구조 활동을 못하고 있다”면서 “물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는 알고 있지만, 저희에게 와서 설명하는 것과 제가 현장에 나가서 보는 것하고는 너무나 상황이 딴판이라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구조를 해 달라, 그렇게 하기 위해서 모든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실제로 현장에선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씨는 “당장 예를 들어보더라도 가장 최일선인 팽목항에 제대로 된 상황실이 없다. 상주하면서 우리와 대화하는 사람도 없고, 조금만 분위기가 격앙되면 도망가고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고 첫날 현장에 왔는데 아무 진전도 없고 내용도 없어서 저희 가족들이 요청해서 밤 12시 넘어 배를 불러와서 학부모들이 사고해역으로 갔는데 그 사고 해역에 선수(배 머리)가 나와 있는 부분에 해경 단정들만 마치 시위하듯이 빙빙 원을 그리며 돌다가 철수해버리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경 측은 열심히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도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구조 인력이 언론에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며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반에는 잠수부가 100여 명이 투입이 됐다고 말했는데 실질적으로 나갔을 때는 10명도 안 되는 분들이 계셨다‘면서 실질적으로 그렇게 부실대응이 되어서 답답하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정부당국의 재난관리대책시스템이 총체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재해대책위원을 지낸 조원철 연세대 교수는 “해상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있는데 그 매뉴얼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 매뉴얼을 숙지를 안 했다”며 “어느 책상에 있는지도 몰라가지고 우왕좌왕 찾는 경우도 현장에서 봤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현장 수습 권한을 중앙에서 맡을 게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해경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현장과 가장 가까운 목포지방해양경찰청에 이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주고 그 다음에 중앙 행정부의 부처들은 그 현장에서 관리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에어포켓 있어…공기 주입하며 서서히 들어올려야”

가족들은 1분1초라도 빨리 구조 작업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이틀 내내 선체 진입조차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침몰된 지 48시간이 지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에어포켓이 있어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배가 지금 어느 정도 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빈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라며 “빈 공간에 공기가 있는데, 문제는 빈 공간으로 생존자들이 빈 공간으로 찾아갈 수 있을지 이게 문제”라고 말했다.

세월호를 인양할 크레인 3대는 이미 진도 해상에 도착한 상태. 그러나 섣부른 인양보다 공기를 주입하는 게 우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일단 물속으로 잠수를 해서 구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것도 안 되면 공기를 계속 불어넣으면 배가 조금 더 뜰 수 있다. 그 다음에 공기가 주입되니까 숨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안 되면 지금 나와 있는 선수를 서서히 들어 올려 그 안에 있는 사람이 그걸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서 배를 수직으로 세우면 많은 부분이 수면 위로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한 번 더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인양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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