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속보 경쟁, 언론 각성하라"

언론연대, 세월호 침몰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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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 등 승객 475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9명에, 실종자가 287명에 달하는 대형 참사다. 희생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슬픔과 비통함에 잠긴 가운데, 이와 관련한 언론의 무분별한 속보 경쟁과 부적절한 보도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7일 논평을 내고 “세월호 사건에 대한 언론의 반인권적 보도행태가 심각히 우려된다”며 언론의 각성을 촉구했다. 언론연대는 논평에서 “언론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광고성 기사를 내는가 하면 기사 장사를 하는 ‘어뷰징’ 행위마저 서슴지 않았다”며 “참사 피해자의 비극을 이용해 기사 장사를 벌인 패륜적 언론들은 피해자와 유족, 피해생존자 및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어뷰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특히 일부 방송의 반인권적 보도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JTBC는 16일 뉴스특보에서 생존 학생과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친구의 사망 소식을 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언론연대는 “JTBC측은 논란이 된 뉴스 앵커의 질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할 피해 생존자를 생방송으로 인터뷰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공영방송 MBC는 뉴스에서 사고 피해자들이 받을 보험금을 소개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일부 언론은 숨진 고교생의 책상과 노트를 촬영한 사진을 싣기도 했다. 언론연대는 “보험금 운운하는 보도를 내보낸 MBC는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언론이 △신속한 보도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 우선 △감정적·선정적 어휘 사용 자제 △피해생존 청소년과 아동에 대한 취재 제한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근접촬영 제한 등 재난·재해보도 준칙에 입각해 무분별한 취재경쟁을 중단하고 취재와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세월호 사고에 대한 방송사들의 선정적·경쟁적 보도 자제를 촉구했다. 방통심의위는 “사고현장과 피해자 등의 모습을 지나치게 선정적인 화면으로 방송하고, 충격을 받은 어린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하거나 필요이상의 신상 공개 또는 초상권 침해 우려가 있는 내용들이 방송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또한 지나친 속보경쟁으로 인해 오보를 내는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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