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시청률 1%…시장이 종편 인정한 것"

[종편 보도본부장·국장 연속 인터뷰]김민배 TV조선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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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배 보도본부장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여러 논란 속에 11월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MBN을 제외한 TV조선, JTBC, 채널A 3개 종편 사업자를 재승인했다. 개국 이후 1년 간 1%를 넘기기에도 벅찼던 종편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도 이젠 2%대를 넘보고 있다. 본보는 ‘종편 출범 2기’를 맞아 종편 보도본부장 및 보도국장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다.


“종합편성(종편) 채널에 대한 평가는 특정 이해관계자나 정치인들이 아닌 가장 냉혹한 시장에서 먼저 할 것입니다.”
김민배 TV조선 보도본부장은 종편에 대한 정치권 등의 비판보다 냉혹한 시장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등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시청자가 먼저 철저히 외면하고, 그에 따른 시청률 하락은 그 어떤 징벌적 징계나 제재보다 더 가혹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종편 4사 모두 이런 인식이 깨 있기 때문에 ‘약육강식’논리가 횡행하는 방송시장에서 생존의 최소 담보라고 할 수 있는 ‘평균 시청률 1%’를 확보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TV조선 보도본부장실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방통위의 재승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종편 개국 당시엔 사업자가 4개나 되기 때문에 이 중 2곳은 문을 닫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재승인이 났다는 것은 지난 2년 간 전문가 집단이나 세간의 예측이 빗나간 것을 의미한다. 특히 종편 4사 모두 재승인 전 평균 시청률 1%를 넘기면서 방송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됐다. 결국 방통위의 판단에 앞서 시장에서 종편 4사를 먼저 추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재승인 과정은 시장에서 인정한 것을 공식화한 것뿐이다.”

-재승인 과정에서 TV조선의 보도채널 편성 비중(48.2%)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송법엔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전체 편성에서 50%를 넘을 수 없다는 조문만 나와 있다. 돈이 되는 연예·오락만 할 경우 방송의 사회적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종편은 지금 이상적인 모델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과정이다. 종편이 맨 처음 시작할 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시청자의 니즈에 부합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현재 종편의 모습을 완성형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또한 재정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경중을 가려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 성향 출연자가 많아 보도 공정성과 중립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정치적 세력이나 특정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판단이 중요하다. 기계적이고 균질화된 방송이 ‘방송의 정수’라고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법이 규정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송 시도가 있어야 하고 판단은 시장의 몫이다.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시장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될 것이다. 지금 종편 4사는 자신만의 가치와 지향점에 따라 뉴스 등을 만들고 있고,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모든 방송사에는 편성위원회가 있다. 그러나 편성위원회 구성에 대해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 민간 방송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를 한다면 여러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위헌소지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다.”

-TV조선의 지난해 영업 손실이 전년 동기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종편사들이 가진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종편 사업자를 4개나 허가했기 때문인데, 광고주들은 한 곳에 광고를 주면 나머지 3개 종편에도 광고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광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시장에서 평균 시청률 1%를 기록하면 매출 1000억원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잠재력에 비해 시장에선 절반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종편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특히 종편의 시청률은 1년 전과 비교해 40%가량 상승했다.”

-지상파와 비교해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얼마나 갖췄다고 생각하는가.
“지상파와 경쟁하면서 서로 발전하는 것이다. 지난 10일 한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시청률이 3.7% 나왔다. 지상파 메인뉴스의 시청률이 4%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고전적인 경쟁이 방송시장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종편 출현 등으로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초경쟁 시대’로 돌입했다. 살벌한 경쟁구도에서 잘 순응을 하면 방송 전반이 ‘레벨 업’될 것이다. 매출 5천억원 이상을 올리는 지상파는 종편과의 경쟁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하고, 걸음마를 갓 뗀 종편은 배운다는 자세에서 지상파가 신경 쓰지 못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요즘도 평일엔 퇴근을 하지 않는가.
“평일엔 회사에서 지내고, 금요일 저녁이 돼야 집으로 퇴근한다. 나만의 일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적은 인원으로 출발한 ‘후발주자’다. 좋은 방송을 지향하기 위해선 아직 내적 역량이 부족하다. 역량을 축적하면서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과정이다.”

-올해 TV조선의 목표는.
“TV조선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시청자이든 이것 하나만큼은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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