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MBC 뉴스, 날개가 없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4%대 곤두박질
에이스 기자들 나간 보도국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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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광한 사장 체제 하에 MBC의 모습이 과거를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부당 인사에 이어 최근 데스크급 경력기자 채용 움직임, 연이은 기사 누락 및 삭제 등에 시청률은 4%로 추락했다. 사진은 MBC 사옥 전경. (뉴시스)  
 
시용기자로 내부 조직 붕괴된 상황
중간 데스크급 공채…‘물갈이’ 포석


MBC 뉴스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메인뉴스 ‘8시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최근 4%대로 떨어졌고, 내로라하는 단독·특종기사도 찾아보기 힘들다. 에이스 기자들은 비제작부서를 전전하고 보도국 기자들도 잇단 기사 누락 및 삭제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MBC뉴스의 추락은 최근 시청률이 말해준다. 지난 1월부터 이달 13일 현재까지 3개월여 간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와 TNmS가 집계한 수도권 가구의 MBC 뉴스데스크 일일 시청률 평균은 각각 6.5%와 7.1%로 6~7%를 상회했다. 하지만 지난 3일 4.5%, 4일 4.3%, 7일 4.8%에 이어 10일 3.4%, 14일 4.3%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을 기록하며 3%까지 떨어지는 양상이다.

무엇보다도 MBC 뉴스를 대표했던 기자들을 보도국에서 배제한 이유가 꼽힌다. 현재 20~30명의 기자들이 보도ㆍ제작과 관계없는 경인지사와 미래방송연구실, 보도전략부 등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법원 판결에 따라 1년 전에 보도국에 복귀한 기자들을 다시 비취재부서로 발령 냈다.

부당인사를 당한 한 기자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잡다한 사무를 돕는 정도일 뿐, (기자 업무와 관련된)특별히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도 “굳이 똑같은 곳에 보내는 것은 법원 판결을 우롱한 것”이라며 “보도국에 남아있다고 한들 제대로 힘을 내 일할 수 없고, 바깥에 있어도 마음 편치 않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몇몇 인물들을 꼬집어 전보했다. 한 기자는 “파업 직후엔 100명 넘게 쫓겨났지만 이번에는 소규모로 조금씩 쫓아내고 있다”며 “개별적으로 쫓아내다보니 혼자된 느낌이 강하다. 함께 마음을 다잡았던 그때와 마음의 충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보도국에 남아있어도 답답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수 수뇌부에 의해 보도 누락 및 삭제가 빈번하게 벌어지며 기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기사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기자는 “아이템을 제안하고 기사를 써도 방송이 나가지 않는 데 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보도국 다른 기자도 “앵커 문제가 아님에도 아무런 공지 없이 앵커만 갑자기 교체했다. 경영진이 시청률 운운하며 뉴스 경쟁력을 말하는데 과연 개선 의지가 있는지 심각한 회의감이 든다”며 “다들 힘이 빠진 상황에서 왜 열심히 안 하냐는 질타는 먼 나라 얘기처럼 느껴지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최근 사측이 15년차 내외 경력기자 10여명 이상을 헤드헌팅 방식으로 채용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례적인 중간 데스크급 대거 채용에 ‘물갈이’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지난달 진행된 경영진 첫 워크샵에서 이진숙 보도본부장의 발의로 시작됐다고 전해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보도국 등 취재 일선 인력구조는 15년 차 이상과 미만 비율이 약 1대 2로 데스크급이 적어보이지만, 사실상 경인지사 등 취재 일선을 제외한 부서를 따지면 약 3대 1”이라며 “파업복귀 이후 끊임없이 벌어진 ‘보복성 배제인사’ 결과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드헌팅 방식은 회사 고용구조를 어지럽히고 안광한 사장 스스로 자신이 이끄는 조직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보도국 한 기자도 “권력에 좌지우지하는 뉴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충원이라고 밝혔다. MBC 정책홍보부 관계자는 “올해 상암동 신사옥 이전과 함께 새로운 비전과 마인드로 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세우기 위해 능력 있는 인재들을 개방형으로 뽑자는 취지”라며 “순혈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아서 조직 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채용 시기와 방식,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파업 후 이른바 ‘시용기자’ 등 50여명이 넘는 경력직 다수 채용으로 붕괴된 조직이 화합은커녕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번 채용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조직 운영과 장기적인 인력 수급 계획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경영진은 앞으로도 많은 기자들을 보복인사, 보복 평가를 통해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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