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멀티테이너로 화려한 변신

신문기자 팟캐스트 속속 출연...입담꾼 변신에 온라인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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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앞에서 글만 쓰던 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전쟁 같은 마감을 끝낸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카메라 앞에 앉아 입담꾼으로 변신한다. 지상파나 종편 정도의 영향력은 물론 아니지만, 온라인상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반쯤은 재미 삼아 시작했다가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기도 한다. 인기는 덤이다.

김보협 한겨레 기자는 최근 지면보다 한겨레TV에서 더 자주 모습을 비춘다. ‘한겨레담’에서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시사토크쇼 ‘김어준의 KFC’에는 송채경화 한겨레21 기자와 함께 정치 전문 기자로 출연해 입담을 과시한다. 김 기자는 5년 전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부터 ‘시사게이트’까지 종횡무진하며 방송에서 나름 잔뼈가 굵었다. 지난달 첫 회 공개 이후 조회 수 100만 건을 돌파한 ‘KFC’ 출연 이후에는 ‘팬’도 부쩍 늘었다. 지난 2일 대학로 ‘벙커원’에서 녹화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는 한 팬이 구운 과자를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대중문화 비평 프로그램 ‘잉여싸롱’을 진행하는 서정민 기자도 온라인상에선 나름 인기인이다. ‘잉여싸롱’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2~3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 최성진 기자, 허재현 기자 등이 한겨레TV에 고정출연하고 있다. 한겨레는 방송에 출연하는 기자들에게 별도의 출연료도 지급한다. 적잖은 동기부여가 되는 셈이다.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면서 제보가 많이 들어오기도 한다. 유명세만큼 사회적인 책임도 덩달아 커진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도 그런 케이스. 주진우 기자는 ‘나는 꼼수다’로 일약 유명인사가 되면서 제보자가 많아졌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반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잠복 취재가 힘들어졌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동안 기자들이 출연하는 방송이 시사토크쇼에 주로 국한됐다면, 최근엔 장르 파괴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경향신문 팟캐스트 ‘연예는 박하수다’를 진행 중인 김문석 기자는 지난 2월, ‘김문석의 예능의 신 되고 싶다’란 제목으로 10분짜리 동영상을 제작해 ‘파란’을 일으켰다. 제작비 단돈 1만9990원의 ‘싼티’ 나는 방송이었지만, 경향 내부는 물론 누리꾼의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덕분에 언론 인터뷰도 하고, 알아보는 사람도 제법 생겼을 정도다. ‘예능의 신’ 시리즈는 2편까지 제작됐으며 이달 중 3편이 방송을 탈 전망이다. 휴일이나 업무 외 시간에 제작하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사측에서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장려해주는 편이다. 김문석 기자는 “10편까지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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