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자체 평가도 "MBC, 지상파 중 꼴찌"

방문진 MBC 국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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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2년간 심의규정 위반은 1위…해직자 복직 요구에 “불간섭” 고집

지난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MBC의 경쟁력 하락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그 원인과 책임에 대한 판단은 엇갈렸지만, 방문진이 MBC 경영 정상화를 위한 관리·감독 의무에 소홀했다는 점에서는 여야가 의견이 일치했다.

지난 9월 방문진이 자체 발행한 ‘2012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MBC는 공익성·공공성·신뢰성·유익성·다양성 평가에서 지상파 4사 중 꼴찌로 나타났다. 시청률과 시청점유율 역시 최하위였다. 방문진은 “지난해 MBC가 공익성을 소홀히 하면서 채널 경쟁력이 심각히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스 경쟁력 후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KBS ‘뉴스9’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SBS ‘8뉴스’의 절반에 그쳤다. ‘공정성’ 순위도 최하위였다. MBC는 지난 3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으로 지상파에서 가장 많은 법적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스데스크’는 단일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은 제재 수를 기록해 ‘심의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한 프로그램’ 2년 연속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2012년 MBC의 대실패는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과 낙하산 사장 김재철씨가 MBC를 정권의 방송으로 만든 결과”라며 “MBC가 수십 년간 쌓아온 것들을 김재철 전 사장이 3년 만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성주 MBC노조 위원장과 박성제 전 위원장은 참담함을 토로했다. 해직자인 박성제 전 위원장은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능력 있고 일 잘하는 기자들이 뉴스 제작에서 배제된 것이 MBC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성주 위원장은 “MBC에 대해 사람들이 옛날과 다른 시선을 보내는데 대해 구성원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 중 하나인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개선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제작현장에서 멀어진 현실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뛰어난 역량의 언론인 7명이 해직되고, 징계 후 복직된 사람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MBC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직 언론인 복직과 징계 복원은 MBC 프로그램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해임을 결의할 정도로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면, 마찬가지의 이유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다 징계를 받은 언론인들을 당연히 복직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김문환 이사장을 추궁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방문진은 절대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함께 진행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국감에선 주중 골프 접대 논란이 불거졌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월~10월 코바코 임직원들이 광고 관계자 등과 골프장을 이용한 횟수가 총 15회인데 그 중 13회가 주중 근무 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최대 30만 원가량의 대리운전 비용을 영업비에서 지급한 점도 논란이 됐다.

또한 통합시청률 산정 등 현 시청률 지표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과 코바코가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지상파 점유율이 하락하고 인터넷과 모바일로 광고가 몰리면서 방송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 코바코의 미래 생존 가능성과 광고 질서 확립을 위한 구조적인 개선책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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