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사명에 큰 책임감…사회고발 보도가 꿈"

연예인에서 기자로 'TV조선' 조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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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조선 조정린 기자  
 
처음 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한번 튀어 보려고 조선일보 시험 보냐”는 비아냥거림도 들었다. 소속사에서조차 그의 도전을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가슴 속에 ‘기자 조정린’에 대한 꿈은 서서히 자라나고 있었다. 조선일보 필기시험 탈락, 이후 TV조선 인턴기자 2개월, 그리고 지난해 9월 TV조선 수습공채 기자 입사로 결국 꿈은 이루어졌다.

그는 제법 촉망받는 연예인이었다. 조 기자는 2002년 ‘팔도모창가수왕’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MBC 시트콤 ‘논스톱5’와 라디오 ‘강인, 조정린의 친한친구’ DJ, Mnet ‘아찔한 소개팅’ MC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2000년 후반에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연예계 활동이 쉽지 않은 시절이 오더라고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내공을 쌓고 싶어 언론대학원을 다녔어요. 직업을 바꾸겠다는 도전이라기보다는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보자는 뜻에서 기자 시험을 준비하게 됐어요.”

입사 후 기자생활은 고난과 수면 부족의 연속이었다. 사회부와 탐사취재부에서 보낸 6개월 동안 데스크에게 소위 “깨지는” 시간들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특종도 했다. 경찰서에서 ‘뻗치기’를 하다 혼성그룹 쿨 전 멤버 김성수의 전 부인 강모씨 살해사건의 피해자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현장에서 순발력 있게 ‘팩트’를 찾는 기자로서의 쾌감을 처음 짜릿하게 맛본 순간이었다.

또 최근 조 기자는 각종 포털의 인기검색어에 오르며 유명세를 치렀다. 지난달 25일 가수 싸이가 미국으로 출국하는 인천공항에서 대표 기자로 질문하는 동영상이 화제가 된 것이었다. ‘다나까’로 끝나는 딱딱한 말투로 싸이에게 질문을 하자 싸이는 조 기자를 향해 “목소리가 미디어적으로 변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 기자는 “공항 취재 현장에서 원래 타방송사 선배가 대표 취재를 하게 돼 있었는데, 앞으로 싸이 취재를 할 경우에 대비해 선배 기자에게 ‘제가 대표취재에 나서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흔쾌히 허락해 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후속곡인 ‘젠틀맨’의 노래제목만 알려졌던 시절, 조 기자는 춤의 컨셉트가 ‘시건방 춤’이라는 것, 그리고 뮤직비디오 야외 CCTV 영상을 입수해 단독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CCTV 입수는 뮤직비디오 정보를 입수하고 증거가 필요해 역추적을 하며 찾았어요. 촬영했던 장소 하나하나를 찾는 작업은 힘들었지만 현장에서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CCTV 영상을 못 내어 준다던 경비아저씨께 ‘하루 종일 찾고 있습니다. 선생님 딸처럼 생각하고 해 주십시오’라고 설득해 얻은 결과물이었다.

이런 취재력 덕분에 조 기자는 만 1년도 안 된 신입기자로서는 이례적으로 TV조선 일요일 정오뉴스에서 ‘조정린의 연예 속보기’ 코너를 맡고 있다. ‘섹션TV 연예통신’ 리포터 시절과의 차이점을 묻자 조 기자는 “당시에는 작가가 써준 대본을 읽고, PD가 섭외해 준 사람과 나름의 끼를 보이며 진행만 신경쓰면 됐지만 기자는 작가의 대본력과 PD의 섭외력, 그리고 방송기자로서의 진행력까지 필요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대 연예계 생활을 거쳐 30대에 기자생활에 접어든 조 기자. “연예인은 자신만을 바라보고 사는 직업이지만, 기자는 사회를 깨워야 되는 사명감으로 사는 직업이기에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정치부, 사회부 등 다양한 곳을 경험하고 난 뒤 탐사취재부에서 제가 기획한 아이템으로 사회 곳곳의 어두운 부분을 고발하고 폭로하는 기자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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