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수원 20대 여성 피살 연속보도' 공권력 맨얼굴 폭로

제26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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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투기장 전락한 해외식량기지’ 지자체 어설픈 투자관행 고발

좋은 기사는 언론의 힘을 재확인시킨다. 260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들 중에는 사회부 기자의 치밀한 현장취재와 감투정신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았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동아일보의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 관련 경찰 은폐 및 거짓 해명 연속보도’와 한겨레신문의 ‘서울지하철 요금인상 심층 보도’는 특히 바람직한 사회부문 보도의 모범으로 꼽혔다. 동아일보 사회부는 수원 20대 여성의 피살사건 뒤 112신고전화 통화내용을 비롯해 자칫 묻힐 뻔했던 경찰의 은폐를 현장취재를 통해 발굴해냈다. 과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공권력의 맨얼굴을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만 엽기적인 범행수법과 현장의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인 묘사가 옥에 티로 지적됐다.

한겨레신문 사회2부의 서울지하철 요금인상 심층보도 역시 심사위원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 없이 선정된 수작이었다. 요금인상이 나오자마자 배후에 있는 외국자본의 횡포를 끌어내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겨레신문의 ‘최시중, 박영준에 61억 주고 인허가 청탁’ 기사 역시 언론의 감시견 역할에 충실한 기사로 예심을 통과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 선정과정에서 제외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7건 중에서는 매일경제신문 사회부의 ‘대한민국 출근보고서’는 무엇보다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통근시간과 거주지역의 경제수준 간의 관계를 통해 출근과정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유일한 후보작이었던 KBS 시사기획 창 ‘대기업과 조세정의’는 사회적 강자인 대기업 감세의 구조를 고발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존재 의미를 새삼 부각시켰다. 후속보도로를 통해 더욱 심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올 들어 계속되는 현상이지만 이번 달에도 지역언론들이 완성도 높은 후보작을 많이 출품했다. 취재보도부문에서 중도일보의 ‘공무원 투기장 전락한 충남도 해외식량기지’는 충남도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국회의 주목까지 받았던 캄보디아 식량기지가 기실 신기루였음을 고발했다. 현지 교민 증언등을 확보해 주정부와 중앙정부의 이원화된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고 달려든 충남도의 어설픈 투자관행을 짚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기일보의 ‘경기도청 ‘대선전략’ 문건 파문 단독보도’는 작성시점과 작성자·수신자가 명확히 표기된 문건을 발굴해 정무직 공무원이 대선준비에 돌입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돕고 있음을 확인했다.

KBS강릉 보도국의 ‘비리총판 기업 유치 1년 추적보도’는 수도권 이전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노리고 매출원가를 부풀리는 과정에 강원도와 동해시가 개입한 정황을 6개월 이상 추적취재해 이뤄낸 수작이었다. 경인일보의 ‘다치면 죽는 대한민국, 제2의 석해균은 없다’는 소말리아 해적 사건을 계기로 잠깐 부상했다가 잊혀가던 중증외상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재조명하는 데 성공했다.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18대 국회에서 관철시킴으로써 보도에서 대안제시까지 깔끔하게 처리된 점이 평가돼 지역 기획보도 신문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제주MBC의 ‘4·3 특별기획 다랑쉬 침묵의 20년’은 제주 다랑쉬 굴에서 11구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20년 동안 다랑쉬 굴 만큼이나 황폐해 있는 유족들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았다. 특히 단순한 인터뷰 형식을 배제하고 미술 심리치료라는 방식을 통해 64년이 흐른 4·3사건이 유족들의 마음 속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밝혀냄으로써 트라우카 치료의 필요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울산MBC의 ‘특별기획 워터 시크릿-미네랄의 역설’은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적 검증까지 시도, 전문성과 신뢰성을 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마이 뉴스는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출품됐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은폐사건’은 심사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재심에 붙여진 결과 뒤늦게 수상작에 올랐다. ‘찾아가는 SNS편집국 총선버스 411’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결합하는 신선한 시도가 주목을 받았다. 총선현장을 찾아가면서 텍스트기사 및 동영상 중계는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담당기자를 따로두어 현장소식을 전하는 한편 독자들의 의견을 즉각 생방송에 반영하는 신속성을 입증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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