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콘텐츠 첫 다양성 조사 "5060남성 중심 뉴스 개선해야"

KBS '다양성 증진 위한 개선 방안' 라운드테이블 개최
KBS 콘텐츠 다양성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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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처음으로 자사 콘텐츠 등장인물의 성별, 연령대, 장애인 비율 등 다양성 정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KBS는 ‘다양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콘텐츠에 적용할 다양성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KBS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KBS의 다양성 증진을 위한 개선 방안 모색’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다양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KBS 내 성평등센터와 공영미디어연구소가 지난 5년간(2017~2021년)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 다양성 조사’의 KBS 데이터를 확보해 뉴스, 드라마, 라디오 등 주요 콘텐츠의 성별, 연령 등 다양성 정도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2017~2021년 KBS 뉴스 등장인물 중 여성 비율. /KBS

연구 결과에 따르면 KBS 뉴스 등장인물의 남녀 성비는 3대1 수준이었다. 실제 우리나라의 남녀 성비가 ‘49.9대50.1’인 것과 비교하면 한쪽으로 치우친 양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KBS 뉴스에 나온 여성 정보원 비율은 2017년 21.8%에서 2020년 26.4%로 증가했다가 2021년 23.5%로 소폭 감소했다.

연령대별 등장 비중은 50~6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KBS 뉴스에 등장한 50~69세 비중은 2017년 57.8%, 2018년 53.0%, 2019년 57.2%, 2020년 49.9%, 2021년 46.8%로 집계됐다. 성별과 연령대를 교차분석하면 ‘KBS 뉴스의 주요 등장인물은 50~60대 남성’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장애인 등장 비중도 현실과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인구 중 장애인은 5.1%지만, KBS 뉴스에 등장한 장애인 비중은 2021년 0.6%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0.3%, 2018년 0.6%, 2019년 0.1%, 2020년 0% 등 연이어 0%대 수준이었다.

/KBS

뉴스와 달리 KBS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 브런치’는 30~40대 여성의 관점으로 시사 이슈에 접근해성소수자, 환경, 장애 등 주류 언론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는 호평을 받았다. KBS 드라마도 뉴스에 비해 고른 남녀 성비를 보였다. KBS 드라마 주인공 중 여성 비중은 48.1~50.7%의 분포를 보이며 다른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보다 1~4%가량 높았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유수정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자료집에서 “KBS 콘텐츠에서 뉴스는 50~60대, 드라마는 30~40대 등 특정 연령대에 등장인물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10~20대는 소외되고 있다”며 “공영방송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며 시청층의 고령화에 대응해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연구원은 “시계열로 볼 때 KBS와 다른 방송사들의 성비 불균형은 점차 개선됐다”며 “다양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선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 연구원은 영국 공영방송 BBC의 ‘50:50평등프로젝트’, 넷플릭스의 ‘다양성(포용성) 정책’ 사례처럼 KBS도 장기적으로 50대50 평등을 지향하는 ‘다양성 선도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KBS 주요 콘텐츠에 대한 시계열적 지표 체계 구축 △다양성 조사 제도화 △방통위 협조를 통한 데이터 확보와 KBS 자체 생산 데이터를 통한 다양성 구현 정도·변화 추적 조사 △조사 대상 프로그램의 장르 확대 △제작 인력의 다양성 감수성 상향 공감대 형성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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