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조건부 이용 의향 높아

언론재단 미디어이슈 "무조건 이용 3%에 불과...69%는 광고량·구독료 보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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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오는 11월 출시할 ‘광고요금제’에 대해 응답자 4명 중 3명은 이용 의향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광고량과 구독료 등 조건을 고려한 이용 의향을 표한 비율이 높았고 중간광고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사가 확인됐다. ‘광고요금제’는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이용자가 광고를 보게 하는 대신 기존보다 저렴하게 내놓는 요금제로, OTT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넷플릭스가 가입자 기반을 넓히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도입을 계획 중인 방식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이 지난 26일 발간한 미디어이슈 8권5호 ‘광고요금제 도입을 앞둔 넷플릭스에 대한 인식 및 이용조사‘(양정애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 최진호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출시하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 1000명 중 72.2%가 이용의향을 드러냈다. 특히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답이 68.9%였다. 무조건 이용하겠다 3.3%, 전혀 이용할 생각이 없다는 27.8%였다.

‘조건부 의향’ 응답, 즉 광고량과 구독료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비율이 다수였다는 점이 의미있다. 언론재단은 “조건부로 이용 의향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실제 이용자가 얼마나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광고요금제 출시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광고요금제 도입 후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 것이라는 응답자가 과반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요금제가 출시됐을 때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거나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출시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부정적’이란 응답은 23.4%(긍정적 20.4%)였고, 광고요금제 도입으로 넷플릭스 가입자가 비슷하거나(30.6%), 줄 것(20.6%)이란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광고요금제에 대한 이 같은 경향은 OTT 이용자 전반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조건부 이용 의향’과 ‘무조건 이용 의향’ 비율을 OTT 구독여부에 따른 집단별로 살펴보면 ‘넷플릭스를 포함해 OTT 서비스를 하나라도 이용하고 있는 응답자’에선 각각 72.8%와 3.5%, ‘넷플릭스 외 OTT 서비스 이용자’에선 69.1%와 1.2%, OTT 비이용자들에선 51.4%와 2.2%였다. 언론재단은 이에 대해 “(광고배치와 요금책정 등에)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가 이용자 규모를 결정짓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넷플릭스에서 광고요금제의 조건을 설계할 때 OTT를 하나도 이용하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는 이미 타 서비스를 이용 중인 사람들을 전환 내지 유입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더 힘을 써야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건부 이용 의향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광고요금제 이용을 결정하는 요인을 조사한 항목에선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이용료보다 얼마나 더 저렴해지는가’가 64.2%(‘매우 중요함’ 선택 기준)로 가장 중요하게 꼽혔다. ‘약간 중요함’까지 합친 긍정 응답 비율 합에서도 이 요인은 1위(93.9%)였다. ‘중간광고 유무, 즉 콘텐츠 내에 광고가 들어가는가’(55.9%), ‘콘텐츠 하나당 붙는 광고 개수 및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47.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인기 콘텐츠 위주로만 광고가 붙는가, 아니면 모든 콘텐츠에 다 동일하게 붙는가’는 28.9%(‘약간 중요함’까지 합쳤을 땐 74.7%)로 타 요인들 대비 중요도가 낮았다. 언론재단은 “이 결과만 놓고 보자면,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이용 여부를 결정할 때 중간광고 유무가 콘텐츠 한 편에 붙는 광고의 전체 양보다 더 중요한 고려 요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중간광고 도입은 광고요금제에 패착이 될 수 있는 요인이란 분석결과도 나왔다. 해당 요금제 이용 의향이 있는 응답자들에게 광고위치·형태 및 요금수준에 따른 이용의사를 물은 결과 ‘콘텐츠 시작 전에만 광고가 붙고 기존 요금제에서 좀 덜 깎아주는 광고 요금제’를 선택한 응답자가 68.8%로 가장 많았다. 이는 ‘콘텐츠 시작 전+중간중간 광고가 붙고 기존 요금제에서 더 많이 깎아주는 광고요금제’를 고른 응답자(31.2%)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였다. OTT 이용자 전반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언론재단은 “콘텐츠당 붙는 광고의 개수나 시간보다 중간광고 유무가 좀 더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인으로 나타난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면서 “OTT 서비스 이용자들이 이미 광고 없는 유료구독을 선택한 사람들이자 그러한 시스템에 익숙한 이용자들이라는 점에서, 콘텐츠 시청에 있어 방해 정도가 심한 중간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강하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넷플릭스 이용자 3명 중 2명꼴로 현재 요금이 ‘다소 비싼 편’(66.7%)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2.1%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보았고, 저렴한 편이란 응답(1.2%)은 소수에 불가했다. 타 OTT 서비스를 하나 이상 사용하고 있는 응답자들도 이와 유사하게 타 OTT 대비 넷플릭스 요금이 ‘다소 비싼 편’(66.3%)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다가 중단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이용 요금이 부담돼서’(50.3%)를 꼽기도 했다. 언론재단은 “OTT 이용자들은 전반적으로 넷플릭스 이용 금액 자체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적시했다.

이번 연구는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설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국민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6~20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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