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위협 사이버공격은 범죄, 당장 멈추라"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 기자 신상공격 도 넘어… "모든 수단 동원, 단호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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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 대한 정권과 여당 차원의 공세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관련 보도를 한 MBC 기자에 대한 신상 공격까지 도를 넘어서면서 MBC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MBC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MBC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도를 더해 가고 있다. 이제는 언론사인 MBC에 대한 공격도 모자라 해당 보도를 한 기자들 개인에 대한 ‘좌표찍기’를 통해 신상털기와 허위사실 유포, 사이버 테러까지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는 특히 “대통령의 문제 발언 당일 MBC 낮 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한 정치팀 기자에 대한 공격은 매우 집요하고 저열하게, 범죄 수준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이 알려진 지난 22일, A 기자가 관련 보도를 한 건 맞다. 그러나 MBC의 설명대로 “해당 기자는 이 사안을 최초로 보도한 기자가 아니”다. A 기자는 당시 정오 뉴스 당번으로 12시 뉴스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이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 그리고 국민의힘에선 공식적인 해명이 없다는 내용까지 담아 보도했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이보다 2시간 전인 오전 10시경 MBC뉴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됐고, 이후 다른 언론사도 문제의 발언을 잇달아 영상과 기사 등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유독 A 기자에 ‘조작 기자’라는 낙인과 ‘좌빨’ 등의 색깔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MBC에 따르면 국민의힘 출입인 해당 기자를 민주당 출입이라고 하는가 하면, “‘전라도 광주’ 출신에 러시아에서 유학해 공산주의 사상교육을 받은 빨갱이 기자, 경향신문에서 MBC로 이적한 것을 보니 진짜 좌파 기자라는 등 색깔 공세에 인신공격, 가족 신상털기”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A 기자와 동명이인인 MBC 아나운서의 사진과 출입증 등이 A 기자의 것인 양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기자는 광주 출신도 아니고 경향신문에 다녔던 것은 맞지만 MBC로 옮기기 전에는 중앙일보에 있었고, 그 전엔 한국일보도 다녔다. MBC는 “중도, 보수로 평가받는 언론사는 일부러 빼고 특정 언론사만 거론하고 태어난 곳까지 조작하는 행위는 이번 사안을 색깔 프레임, 지역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비열한 행위이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MBC 12시뉴스의 지난 22일 보도 장면. MBC 뉴스 화면 갈무리

또한, MBC는 “촬영기자, 미국 현지 취재기자, 인터넷 뉴스 편집책임자 등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도 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MBC 뉴스 제작·책임자들에 대한 공격은 우파 성향의 MBC노동조합(제3노조)에서 시작해 같은 우파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주요 스피커 중 하나가 극우성향의 정치 유튜브 채널 ‘성창경TV’다. 우파성향인 KBS 공영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극우 정당 정치인 등을 지낸 성창경씨는 유튜브를 통해 연일 MBC에 대한 공세를 가하고 있다.

MBC는 “무분별한 사이버 공격은 폭력다. 허위사실유포는 범죄다. 언론보도를 하는 기자를 위협하고 사이버테러를 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MBC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기자 개인에 대한 사이버테러를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가장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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