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추락 막고 언론 본령 지키는 게 이 시대 기자들의 몫"

한국기자협회 창립 58주년 기념식 성료…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년 만에 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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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5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창립 58주년 기념식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지난해 창립 57주년 기념식이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취소됨에 따라 2년 만에 치러진 행사였다.

이날 기념식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비롯해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김경희 한국언론학회장 등 여러 언론 관련 단체 대표들과 역대 기자협회장을 지낸 기자협회 고문, 현 기자협회 집행부 및 각 사 지회장, 시·도협회장 등 80여명이 참석해 기자협회 58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기자협회는 선배 기자들의 언론자유 정신으로 창립했다. 이후에도 1975년 동아·조선 해직 사태, 1980년 신군부의 기자 대량 해고, 2008년과 2012년 YTN·MBC 기자 대량 해직 사태 등 정치권력과 사주들의 야만적인 탄압에도 결코 굴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성장해왔다”면서 “우리의 선배들이 언론악법을 저지하고 언론자유를 지켜냈듯이 저널리즘의 추락을 막아내고 언론의 본령을 지켜내는 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기자협회가 100년이 되는 2064년 8월17일. 오늘 우리가 언론자유를 지켜낸 선배 기자들을 자랑스러워하듯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 모인 후배 기자들이 42년 전 위기의 언론을 지켜낸 오늘의 기자들을 자랑스러운 선배로 기억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협회는 회원 여러분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의 경제력이나 국제적 위상이 성장해서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에 올라서는 데 언론의 힘이 근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기자 여러분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뛰어주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서울시가 미래를 향해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이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기자들의 근무 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긴장 속에서 일해야 하는 업무 환경은 위태롭다. 24시간 인터넷에서 기사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환경에서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겠냐”고 격려하면서 “그러나 1만1000명의 기자(회원)분이 계시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뛰면서 더 큰 자극 받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KBS, MBC, TBS 등 공공미디어를 지키는 언론자유 운동이 오늘날 언론 운동의 핵심”이라며 “이 운동의 중심에 한국기자협회 그리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린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 이사장은 또 오 시장을 가리키면서 “교통방송 내용이 거슬린다고 (방송사) 문 닫는 폐지 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영언론의 민영화 작업은 자유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디어를 비롯한 모든 것을 민영으로, 사영으로 돌리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 지나친 민영화는 특정 기득권 세력의 이익만 지키는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호준 인천경기기자협회장과 이미정 시사위크 지회장(오른쪽)이 지난해 제정된 언론윤리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은 “근자에 들어 미디어 생태계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기자들의 의식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이직자가 늘어나고 옛날 기자들이 가졌던 소명 의식 등이 많이 희박해지고 월급쟁이의 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표 이사장은 “그러나 언론과 기자는 진실을 찾기 위해 독자와 시청자, 청취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고통을 견뎌야 한다. 그래야 언론의 언론다움과 기자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언론의 길과 기자의 길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도 한국기자협회가 기자들이 기댈 수 있는 큰 기둥 역할을 계속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1964년 8월17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당시 채택한 선언문과 2021년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이 낭독됐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과 김인경 농민신문 지회장은 “정의와 책임에 바탕을 둔 우리들의 단결된 힘은 어떠한 권력, 어떠한 위력에도 굴치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는 내용의 창립선언문을 낭독했고, 이호준 인천경기기자협회장과 이미정 시사위크 지회장은 모든 언론인이 실천해야 할 핵심 원칙을 담은 언론윤리헌장을 낭독했다.

맹대환 광주전남 기자협회장(왼쪽)과 김인경 농민신문 지회장이 한국기자협회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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