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랭킹뉴스' 서비스 전격 폐지… 언론계 반응 각양각색

그간 "어뷰징 부추긴다" 지적 많아
타사 보도 따라하는 관성 줄어들 듯

"연예뉴스 우회배치 꼼수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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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전체 언론사 대상 랭킹뉴스 서비스를 폐지했다. 네이버는 지난 22일 “전체 기사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기존 랭킹 서비스를 폐지하고 언론사별 랭킹 서비스를 강화한다”면서 “지난해 4월 뉴스 서비스를 구독과 개인 소비 기반의 자동 추천 모델로 전환한 이후 언론사별 랭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네이버 뉴스홈에서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뉴스’가 사라졌다. 그동안 네이버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별, 연령별로 조회수와 댓글이 많은 뉴스를 30위까지 제공해왔다. 이제 그 자리는 ‘언론사별 가장 많이 본 뉴스<사진>’가 차지했다. 각 언론사에서 조회수가 가장 많은 뉴스를 1시간마다 집계해 보여주는 것이다.


기존 전체 랭킹뉴스는 이용자들의 뉴스 주목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였지만 여러 부작용도 낳았다. 네이버의 뉴스 편집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화제가 된 특정 인물과 이슈를 다룬 기사가 연달아 순위에 올라 다양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일부 언론사에선 랭킹뉴스 순위를 평가지표로 사용하면서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뉴스, 어뷰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개편에 대해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뉴스부 기자는 “네이버 랭킹을 보고 기사를 처리할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뭐가 잘 팔리는 뉴스인지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없어진 셈”이라면서도 “앞으로는 타사가 보도한 이슈를 따라가기보다 각 언론사의 판단이나 의지가 더 많이 반영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제지 온라인부서 소속 한 기자는 “개편 이후 트래픽 변화는 미미하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온라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기사 소비가 이미 몇몇 언론사에 쏠린 상태여서 네이버가 (개편으로) 원하는 다양한 기사 소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종합일간지의 한 기자는 기사 품질 향상 측면에서 전체 랭킹 폐지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자는 “네이버 뉴스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언론사들은 이제 순위를 과시할 수 없으니 불만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부에서 이 순위는 조회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였다”면서 “이번 개편으로 연예뉴스를 생활문화 섹션에 배치하는 등 꼼수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용자 데이터를 접하는 창구 하나를 잃었다는 관점도 있다. 네이버가 수집한 데이터를 추후에라도 공개해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랭킹뉴스는 많이 보는 뉴스만 더 많이 소비하게 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네이버 뉴스 이용자의 행태를 파악할 수 있는 통로였다. 이마저도 막히게 돼 아쉽다”며 “뉴스 소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연구하면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네이버가 한두 달 단위로라도 이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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