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최대 종합일간지 헬싱긴사노맛 편집장 까이우스 니에미(Kaius Niemi)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리며, 신문사의 새로운 ‘상품’을 소개했다. 2016년부터 신문 속 주간 코너로 운영해오던 ‘어린이 뉴스’ 라스뗀 우우띠셋(Lasten Uutiset)의 인쇄판이다. 이미 전국 어린이 독자(주로 초등학생)와 교사들에게 널리 사랑받던 코너를 아예 별도 종이신문으로 낸 것이다.
8월19일 발행한 창간호는 24면으로 만들었다. 머리기사를 장식한 첫 인터뷰이는 사울리 니니스뙤 핀란드 대통령. 9살 독자 셀라 까이딸라(Sella Kaitala)가 대통령 여름휴가용 자택에 방문해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독대’했다. 어린이 인터뷰어는 “대통령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코로나 전염병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뭔가요?”를 질문했다. 대통령이 더 이상 아니게 되면 뭘 하고 싶은지도 물었다. 니니스뙤 대통령은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거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https://www.hs.fi/lastenuutiset/art-2000006606407.html
어린이 뉴스 제작 인원은 네 명. 기자이면서 편집장 역할을 맡은 판니 프뢰만(Fanny Fröman)을 포함해 기자 셋과 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든다. 많지 않은 인력으로 신문, 온라인, 영상 뉴스를 제작해왔다. ‘어른용’ 일간지에 싣는 어린이 뉴스 관련 내용은 금요일에 영상과 함께 방송으로 내보낸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코로나19 소식을 매일 온라인으로 전하기도 했다. 종이신문 창간 이후에도 일간지 속 코너와 영상 뉴스는 계속 유지한다. 제작진은 학생 및 교사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초등학생-중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를 취재하고, 일간지 정보 가운데 활용할 수 있는 기사도 발굴해 어린이 신문에 맞게 재제작한다. 아기자기하지만 세련된 그래픽과 과감한 일러스트레이션, 친절하고 쉬운 설명도 독자를 잡는 전략이다.
국내 종합일간지에도 어린이 청소년 대상 코너가 있고, 소년한국일보처럼 이미 오랫동안 발행해온 좋은 매체도 있다. 과거 NIE(Newspaper in Education) 사업의 목적 가운데 하나였던 미래 독자 확대가 성과를 거뒀다면, 언론이 겪는 신뢰도 위기와 광고 의존성을 조금은 낮출 수 있지 않았을까? 핀란드 어린이 뉴스 사례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춘 독자 없이 언론이 유지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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