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대구 인쇄공장 직원들, 코로나19에 맞서 한달 합숙

회사도 1인용 텐트, 생활용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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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구 인쇄공장 직원들은 지난 2월24일부터 3월20일까지 약 한 달간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신문을 제작했다.(중앙일보 제공)

▲중앙일보 대구 인쇄공장 직원들은 지난 2월24일부터 3월20일까지 약 한 달간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신문을 제작했다.(중앙일보 제공)

중앙일보 대구 인쇄공장 직원들이 한 달간 공장에서 숙식하며 신문을 제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월 중순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직원들이 합숙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3월25일 국제뉴스미디어연합(INMA)에 기고한 글에서 “놀라운 소식이 대구에서 들려왔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전부가 집에 가지 않고 공장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키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라며 “출퇴근 과정을 없앰으로써 구성원의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 대구는 중앙일보 4개 생산 공장 중 하나가 있는 곳으로, 직원 중 한 사람이라도 감염된다면 시설 자체가 폐쇄되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숙은 지난 2월19일 대구공장 직원 전체 회의에서 결정됐다. 김광철 대구공장장은 “회의 때만 해도 대구에 확진자가 30여명 정도 나온 상황이었다. 10배수 정도가 되면 합숙을 해야겠다 생각해 미리 약과 옷가지 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23일부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24일부터 바로 합숙에 들어가 지난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이곳에서 일한지 30여년 됐지만 합숙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회사도 화답했다. 합숙하는 직원 24명에게 1인용 텐트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용품을 지원했다. 대구공장 직원들은 회의실 세 군데를 비워 텐트를 설치해 잠자리를 마련하고 일회용 간편식을 포함한 식재료 등을 주문했다. 그나마 자체 식당과 헬스장이 있어 식사와 샤워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약 10일이 지난 시점에는 한 직원의 딸과 아내가 확진자로 판명돼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김광철 공장장은 “2주가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그 직원 역시 검사를 받으러 나가야 했는데 다행히 음성 결과가 나왔다”며 “확진된 가족들도 나중에 완쾌 소식을 들었다. 해당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23명의 직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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