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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 대안, 정답 찾아가는 과정…장점까지 버리진 않겠다”

양승동 KBS 사장 기자간담회 개최…“수신료 현실화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

김고은 기자2019.12.02 16:05:12

양승동 KBS 사장(사진 가운데)이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KBS의 지난 1년의 공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훈희 제작2본부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양승동 사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KBS)

▲양승동 KBS 사장(사진 가운데)이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KBS의 지난 1년의 공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훈희 제작2본부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양승동 사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KBS)

관행, 성찰, 변화, 혁신…. 2일 열린 양승동 KBS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번 반복적으로 언급된 단어들이다. 양승동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열린 직원 조회에서도 “전면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신뢰의 위기’와 ‘재원의 위기’라는 이중고에 놓인 KBS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돌이켜보면 2019년은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외침이 크고 잦았던 해였던 것 같다.” 양 사장은 모두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실제로 지난 4월 강원지역 산불 당시 늑장 대응부터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와 독도 소방헬기 사고 영상을 둘러싼 논란까지 양 사장의 두 번째 임기 1년간은 순탄치 않았다. 급기야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원은 20만을 넘었다.

양 사장은 “언론의 날선 비판도 아팠지만, 저희로서는 KBS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주시는 질책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따끔한 질책은 KBS 내에서 성찰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고,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이자 공영미디어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히기도 했던 ‘출입처 제도 혁파’와 취재제작시스템의 개선이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가급적 출입처에서 벗어나 분야별, 영역별, 주제별로 그 배경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주는 게 공영방송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 아닌가 한다”며 “대한민국 언론 어디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사장 (KBS)

▲양승동 KBS 사장 (KBS)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전제로 김 본부장이 밝힌 구상의 일단은 이렇다. “전문가 집단 등 전문성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우리 뉴스에 많이 관여시키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출입처에서 던져주는 자료를 크라우드소싱 시스템을 활용해 정보로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저널리즘 활성화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나 시민사회 의제 등을 확인하려고 한다. 또한, 시청자와 함께 하는 제보나 취재시스템도 고민 중이다.”

특히 ‘조국 보도’ 과정에서 제기된 ‘검찰발 보도 관행’의 문제와 관련해선 “단순히 출입처(검찰)에 안 나가는 것이 아니라, 출입처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거나 흘리고 싶어 하는 내용을 ‘받아쓰기’ 하는 관행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가 본질인 것 같다”면서 “사회부 내에서 관련한 기준들을 실천적으로 논의 중이며, 국장단 내에서도 적절한 검찰 보도 형태는 무엇인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다시 새기고, 궁극적으로 공판 중심 보도로 가야 한다는 큰 줄기는 서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부 역시 지금과 같은 정당 출입 대신 국회 상임위별 출입(취재) 방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 본부장은 “상임위를 정치부만이 아니라 경제부, 복지부 등에서 광역 형태로 출입하다 보면 정치의 본질인 정책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12월 한 달간 내부 구성원들과 많은 소통과 토론을 하면서 정답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장 역시 “출입처 제도의 장점까지 버리진 않겠다. 다만 검찰발 보도로 출입처 문제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KBS로선 이에 대해 답할 의무가 있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내부의 충분한 토론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취재제작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 계획에 대해서도 “지금은 본격적으로 수신료 문제를 꺼낼 수 없다”며 “뉴스와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켜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게 먼저다. 장기적으로 KBS가 신뢰를 회복한다면 국민도 분리징수나 납부 거부보다는 수신료 현실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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