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사주조합장, 호반건설 회장 만나 지분 처분 논의했다는데…

"호반 회장, 조합장 만난 자리서 서울신문에 더 미련 없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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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사주조합장과 호반건설그룹 김상열 회장이 최근 만남을 갖고 호반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처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개월 간 이어진 양사 갈등 중 김 회장이 직접 만남에 나선 것은 처음인 만큼 그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18일 서울신문 경영진과 사주조합장, 각 국·실장 등이 참석한 확대 간부회의에선 이 만남에서 나온 이야기가 공유되며 구성원들에게도 전달되도록 지시됐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박록삼 서울신문 사주조합장과 자리에서 ‘서울신문엔 미련이 없고 추가 지분 매입도 없다.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겠다’, ‘서울신문에서도 (매각에)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밝히고, ‘3대 주주로 왔을 뿐인데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선 ‘이제 출구전략을 고민할 시기’, ‘호반 사태 해결의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참석자 발언도 나왔다.


앞서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의 발언과 같은 기조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9월 호반그룹 총괄사장 명의 공문에서 “보유 중인 서울신문사의 지분 19.4%를 매각할 예정”이며 “귀 조합 및 귀사가 적합한 인수후보자를 추천해 줄 경우, 최대한 이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서도 구체적인 방안까지 정리되진 못했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건 없는 상태”라며 “한쪽이 백기를 들 순 없으니 ‘윈-윈’ 하는 결과물을 위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호반건설이 지난 8월 서울신문사의 비판보도와 관련해 경영진과 사주조합장 등 7인을 특수공갈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한 건은 여전히 진행형의 문제다. 이와 별도로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기사에 정정보도 청구 가처분 신청 등을 한 데 대해 법원은 이달 초 일부만을 인용한 판결을 통해 상당 부분 서울신문 손을 들어줬다. 이상훈 서울신문 경영기획실장은 “6개 기사 18건의 이의 제기 중 3개 기사 3건, 즉 원고지 10매 이상 기사 중 의견이나 추측을 담은 극히 일부 문장 등이 인용됐고, 삭제기한도 명시되지 않은 결과다. 삭제하지 않을 시 하루 1000만원이란 민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삭제된 부분도) 근거를 가지고 썼지만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뜻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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