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독자의 눈길 잡아라… 언론사들, 쇼트 비디오 플랫폼 '틱톡' 진출

특수효과 등으로 재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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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안에 설명해 줄게 뉴스도 좀 봐주지 않을래?” 파이낸셜뉴스 틱톡 채널인 ‘뉴스쿨(Newschool)’의 캐치프레이즈다. 틱톡 채널을 운영하는 언론사들의 바람은 이 한 줄에 담겨있다. 4050세대가 주요 독자인 레거시 미디어들은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틱톡을 활용하고 있다. 틱톡은 15초나 30초의 짧은 동영상을 이용자가 편집하고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자신이 원하는 배경음악을 넣을 수 있고 특수효과, 속도 조절, 스티커, 이모티콘 등 다양한 영상 효과를 제공해 쉽고 재밌게 편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10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틱톡은 유튜브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5월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틱톡은 유튜브 다음으로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한 앱이었다.


현재 틱톡 계정을 운영하는 언론사는 지상파 3사와 JTBC, YTN, 파이낸셜뉴스 등이다. 지상파 3사와 JTBC는 틱톡을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을 틱톡 방식으로 재가공하거나 드라마 출연자들이 영상에 참여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방식이다.



YTN과 파이낸셜뉴스는 자사의 강점을 살려 직접 기획한 뉴스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YTN은 지난 7월 채널을 개설해 현재(8일 기준) 4700여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박현실 YTN 기상캐스터가 진행하는 ‘2배속 날씨’는 YTN 틱톡 채널의 대표적인 코너다. 박 기상캐스터가 15초 동안 그날의 날씨를 속사포같이 전달하는 콘텐츠다. 15초 안에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와 함께 바람, 비, 햇빛, 순간이동 같은 특수효과는 영상의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도 YTN은 그때 그 시절 뉴스 보도를 재가공한 ‘N년 전 뉴스’, 중요한 이슈나 단독보도, 제보 영상 등으로 짧지만 핵심을 전달하는 ‘15초 뉴스’를 선보이고 있다.



‘Z세대 뉴스 채널’을 표방한 파이낸셜뉴스의 ‘뉴스쿨’ 채널은 지난해 말 개설한 이후 팔로워 1만400여명을 돌파했다. 뉴스쿨은 ‘막상 놀이기구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믿나요?’ 등 10대들이 흥미를 갖고 다가가기 쉬운 이슈를 30초 동안 전한다. 이대율 파이낸셜뉴스 e콘텐츠부장은 “10대들이 관심 가질만한 이슈를 쉽게 풀 수 있는 게 아이템의 기준”이라며 “뉴스쿨 영상 기자들은 뉴스 내용을 친절히 알려주기 위해 내레이션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YTN과 파이낸셜뉴스에게 틱톡은 1020 세대 독자·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됐다.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은 “10대들의 TV 시청률은 낮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뉴스에 대한 니즈가 없는 건 아니다. 이들의 접근이 쉬운 곳이 틱톡이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겠지만 YTN의 주요 시청자들은 40·50대 오피니언 리더다. 애청자 유지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생각해 새로운 시청자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접점을 넓혀가야 하다 보니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야 했다”고 말했다.


틱톡은 YTN과 파이낸셜뉴스가 젊은 세대가 원하는 영상 문법을 실험하는 장이기도 하다. 이대율 부장은 “젊은 세대가 요구하는 세로형 영상, 사회 전반적 이슈를 함축해서 영상으로 담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튜브에 쏠려 있는데, 파이낸셜뉴스는 이를 동반적으로 가져가면서 리스크에 대한 회피와 장기적으로 또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현숙 팀장은 “틱톡을 통해 적어도 많은 젊은 세대들이 쇼트 비디오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틱톡 같은 플랫폼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지만, 디지털뉴스팀 구성원은 쇼트 비디오 문법을 획득하고, 향후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될거라 본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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