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네이버 모바일 입점 한 달… "독자들 관심 급증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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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매일신문·부산일보가 지난 2일 지역언론 첫 타자로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편집판(채널)에 입점한 지 한 달이 흘렀다. 그동안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CP)로서 PC에서만 뉴스를 제공·유통해왔던 이들은 모바일로 영역을 넓혀 달라진 무대를 실감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디지털 독자 확장이다. 3사는 디지털 콘텐츠 타깃을 지역민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서 지역성을 살리고 전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사 제작과 배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영수 강원일보 디지털미디어국 부장은 “주로 1면 톱, 사회면 톱과 함께 지역 이야기지만 전국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기사를 편집판 메인에 배치하고 있다”며 “기사에 따라 지면과 다른 제목을 달기도 한다. 아직 입점 초기라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찾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실시간 피드백, 큰 폭으로 오른 기사 조회수, 지역 이슈의 전국화와 그에 따른 내부 인식 변화 등은 네이버 모바일 입점이 불러온 또 다른 효과다. 배성훈 매일신문 디지털국장은 “예전엔 기사를 써도 사실상 자체 홈페이지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댓글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독자들의 반응이 재깍재깍 나온다”며 “이제 포털 메인에서 우리 콘텐츠를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니 관심끌기용 어뷰징 기사는 지양하고 있다. 전국 사안을 다룰 때도 과거처럼 통신사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취재할 수 있는 건 직접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뉴스가 대표적인 예다. 매일신문 기자들은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소속된 동양대(경북 영주에 위치)를 취재해 관련 기사를 써오고 있다.


부산일보는 지난달 19일 당시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모씨가 부산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수감생활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몇 시간 뒤 전국종합일간지가 같은 내용에 단독을 달아 내보내기도 했지만, 부산일보의 해당 기사 조회수는 보도 이틀 만에 100만회를 넘어설 만큼 큰 이목을 끌었다. 김승일 부산일보 디지털영상본부장은 “전국적으로 관심 받는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우리 지역에서 나온 팩트를 발굴해 다시 전국 이슈화시킨 경우”라며 “지역에 천착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퍼스트’가 중요하다는 인식과 시스템 구축이 맞물려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부산일보의 경우 지난달부터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모바일로 기사를 작성해 포털까지 출고할 수 있는 통합CMS 앱을 도입해 편집판 입점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김 본부장은 “디지털 퍼스트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포털 등 독자들이 원하는 플랫폼에 24시간 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라며 “현장에서 발생한 기사를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워크플로우가 정착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3사 디지털부문 담당자들은 아직 입점하지 못한 지역언론사들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배성훈 국장은 “3사가 좋은 콘텐츠로 모범을 보이고 자리를 잘 잡아야 다른 지역신문들에게도 문호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이 문제에 대해 뒷짐 지고 있진 않을 것이다. 지역언론들이 협조하고 연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지역언론 차별’을 비판해온 전국언론노조 등도 3사 입점에 그치지 않고 개선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의장(부산일보 기자)은 “지역언론 차별은 여전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론화 기구 마련을 네이버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네이버 본사 앞 시위 대신 지역신문발전법에 의해 매년 우선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언론사에 가산점을 주는 안을 포함하는 신문법 개정안 투쟁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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