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없었다는 KBS 해명에도… '시사기획 창 의혹' 정쟁화 되나

양승동 사장 불출석 놓고 과방위 여야 공방 끝 파행
KBS, 보도위·공방위 열었지만 상반된 주장·해석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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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재방송 결방과 이에 따른 외압 의혹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외압은커녕 어떤 연락도 받은 적 없다”는 KBS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외압 논란’으로 굳어진 프레임은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비화하며 양승동 사장 이하 KBS 경영진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양승동 KBS 사장 불출석 문제에 관한 여야 공방 끝에 파행했다. 과방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양승동 사장의 현안보고 출석 요구를 KBS가 거부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크게 반발한 것이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 사안의 사실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수시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방송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심각한 훼손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KBS 청문회’와 ‘KBS 사장과 주요 간부들의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송수신내역 제출’ 등을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KBS 내부 갈등도 정쟁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3차례의 보도위원회에 이어 지난 9일 노사가 참여하는 공정방송위원회가 열렸지만, 여전히 외압 의혹에 대해 상반된 주장과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외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KBS노동조합은 1차 공방위 개최 직후 낸 성명에서 “청와대 외압 의혹은 보도위원회나 공방위에서 밝혀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창’ 외압과 관련해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 공방위에 대해서도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오히려 제작진 징계를 운운하는 사측의 장단에 들러리가 될 생각 없다”며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교섭대표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에 대해 “진실을 찾는 주체적 노력보다는 논란을 확장시키고 정치 쟁점화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으며 “공방위를 특정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또한 “1차 공방위에서는 청와대 외압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보도책임자가 프로그램 결방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주요 쟁점에 대한 사실 확인은 다음 공방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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