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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한류… ‘케이팝의 침공’서 BTS까지

[글로벌 리포트 | 남미] 김재순 연합뉴스 상파울루 특파원

김재순 연합뉴스 상파울루 특파원2019.04.10 16:46:32

김재순 연합뉴스 상파울루 특파원.

▲김재순 연합뉴스 상파울루 특파원.

브라질은 남미 한류의 거점으로 꼽힌다. 칠레·페루·아르헨티나 등에서도 한류에 대한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을 빼놓고 이 지역에서 한류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브라질에 한류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한국 영화들이 간헐적으로 소개됐고, 한국의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기(펌프)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가요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고개를 들던 시기였다. 이후 정부와 민간이 공동 개최하는 문화산업교류전 등을 통해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소프트웨어 등으로 한류의 저변이 넓어졌다.


브라질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 것은 역시 케이팝 덕분이었다. 2012년 말 상파울루 시에서 아이돌 스타들의 공연 실황을 담은 DVD를 상영하는 프로모션 행사가 열렸다. 유명 서점이 기획한 이 행사의 타이틀은 ‘케이팝의 침공(K-Pop Invasion)’. 1964년 비틀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당시 사용된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이라는 표현에서 따왔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샤이니, 2AM, 씨엔블루, 비스트, 포미닛, 씨스타, 시크릿, 엠블랙, 미쓰에이 등 인기 절정의 아이돌 그룹 12개 팀이 출연한 공연 DVD는 브라질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케이팝 열기는 월드스타 싸이로 이어졌고,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수에서 브라질은 세계 5위권에 들었다.


한류의 인기는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현지 대학에 한국어 전공 과정이 생겼고 한글을 배우려고 한국교육원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상파울루에서 발행되는 한 유력 신문은 1990년대 브라질에서 ‘스파이스 걸스’ ‘백스트리트 보이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영어 학습 붐이 일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케이팝과 한국어 학습 열기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류는 브라질 카니발 축제에도 스며들었다. 2013년 2월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린 카니발에서는 한국을 테마로 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전 세계 160여 개국에 방영되는 세계적인 축제를 통해 한국문화가 압축적으로 소개된 셈이다.


오는 5월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브라질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BTS는 5월25일 상파울루의 명문 프로축구클럽 파우메이라스가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5만명 수용 가능한 알리안스 파르키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친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브라질 언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입장권 예매가 75분 만에 매진된 데 이어 알리안스 파르키에서 이루어진 입장권 현장 판매에 2만여 명이 몰린 모습을 생중계로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전개될 한·중·일 ‘문화 삼국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파울루에서는 브라질 한인 이민 50주년인 지난 2013년부터 한국문화원이 운영되고 있다.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은 1979년 도쿄와 뉴욕에 문화원을 처음 설치한 이래 26번째로 문을 연 해외 문화원이었다. 한국문화원은 오는 7월 말 상파울루 시내 파울리스타 대로 쪽으로 장소를 옮길 예정이다. 한국문화원이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파울리스타에 입성하는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은 지난 2017년 파울리스타 대로에 재팬하우스를 개관했다. 일본 문화를 집약적으로 소개하는 재팬하우스는 상파울루와 영국 런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일본 열도를 제외하고 일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라는 사실이 상파울루에 재팬하우스가 설치된 배경으로 보인다. 브라질 내 일본인 이민자는 16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파울리스타에서 멀지 않은 한 대학에서 공자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자본과 기업의 진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하듯 꽤 비싼 수강료에도 중국어를 배우려는 학생과 직장인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문화원이 이전하고 나면 한·중·일 3국의 문화 콘텐츠 경쟁도 충분히 예상된다. 킬러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은 한류의 우세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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