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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매체’ 1년, 취재 노하우 쌓으며 영향력 확대 부심

디센터, 코인데스크코리아 등 기성매체들 관련 창간 줄이어
인력 늘고 기업 취재도 안정화
암호화폐 하락에 수익률 저조
커뮤니티 운영해 활로 찾기도

강아영 기자2019.01.30 15:55:42

블록체인 초기, 온갖 소문과 잘못된 정보, 다단계 사기들이 난무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페 가치가 폭등하며 블록체인은 곧 투기나 재테크 수단으로 부각됐고 과열된 시장에서 제대로 된 뉴스나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초, 기성 언론이 블록체인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토론해보자며 블록체인 전문 매체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다. 지난해 1월 서울경제가 최초로 ‘디센터’를 만들었고 이어 3월 말엔 한겨레가 ‘코인데스크코리아’를 창간했다. 5월 초엔 파이낸셜뉴스가 ‘블록포스트’를, 10월엔 매일경제가 ‘디스트리트’를 출범시켰다. 오는 2월엔 중앙일보가 블록체인 매체 창간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매체는 다소 생소한 블록체인 시장에서 어떤 것들을 경험하고 성취했을까. 또 어떤 변화와 한계를 체감했을까. 우선 지난 1년여 간 블록체인 전문 매체의 인력은 소폭 늘었다. 편집장을 포함해 기자 4명이 참여했던 블록포스트에선 그새 사이트 디자이너와 온라인 편집자를 1명씩 뽑아 인원이 6명으로 불어났고, 3명의 기자와 1명의 퍼블리셔가 일했던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도 기자 5명, 소셜에디터 1명 등 편집 부문이 6명으로 늘어났다. 인턴 포함 9명이 일했던 디센터에선 현재 13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취재 기반도 서서히 잡혀가는 모양새다. 혼란스러웠던 시장 초기, 무엇이 기사이고 무엇이 아닌지 몰라 동분서주했다면 적어도 이제는 무엇이 뉴스인지 감을 잡아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유신재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장은 “처음에는 누굴 취재해야 하는지, 뭐가 기사가 되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새로 시작하는 바닥이다 보니 업계에서도 서로 무엇이 중요한 정보이고 뉴스인지 판단하기 어려워했다. 다만 지난 10개월간 열심히 취재하니 산업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한편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을 상대로 한 취재도 안정화되고 있다. 이구순 블록포스트 편집장은 “매체들도 질서가 잡혀가고 있고 기업들을 취재하는 데도 기반이 구축됐다”며 “그러나 여전히 정부 쪽 취재는 쉽지 않다. 블록체인 관련 정책이 나오는 금융위원회나 법무부 등 정부부처는 출입기자가 아니면 정보에 대한 확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익모델을 찾는 것도 여전히 어려운 일 중 하나다. 기존 블록체인 영역에선 큰 기업들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었는데 암호화폐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며 광고나 협찬 영역에선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때 “삼겹살집만 가도 모든 테이블에서 비트코인 얘기를 하던 때”도 지나가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트래픽을 이용한 광고 수익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대신 블록체인 매체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뉴스 커뮤니티’를 표방하며 나온 디스트리트는 홈페이지 내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다. 김용영 디스트리트 편집장은 “블록체인 영역은 단순히 버티컬 미디어로 보기엔 다른 구석이 있다. 독자들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활동하기 때문”이라며 “기성 언론이 하지 못했던 독자들과의 소통을 해보고 싶다. 물론 커뮤니티 운영이 쉽지는 않아 어려움도 많지만 기자 참여를 통해 커뮤니티 서비스를 활성화시켜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 모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례 숨을 고르며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안을 탐색하는 언론사도 있다. 유신재 편집장은 “어떤 산업의 선두 미디어가 되거나 포지션을 잘 잡으면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잡을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며 “미국 코인데스크가 대표적이다. 매년 5월에 컨센서스라는 글로벌 행사를 여는데 첫 해 500명이 왔다면 지난해엔 8800명이 참가할 정도로 5년 사이 성장 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컨센서스엔 블록체인과 관련한 모든 기업이 참여해 자기네의 콘텐츠를 홍보하고 네트워킹을 한다”며 “우리도 국내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영향력을 쌓아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디센터 유니버시티’라는 블록체인 교육 과정을 만들어 수강생을 받고 수강료로 수익을 충당했던 디센터 역시 교육을 수익 모델이 아닌 생존 모델로 보고 있다. 우승호 디센터 이사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온갖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이려면 정보와 뉴스, 교육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유니버시티나 최근에 만든 ‘밋업’ 등도 수익과 상관없이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다. 사람을 모이게 하고 그걸 기반으로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블록체인 업계 전체의 기초체력이 요구된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데 한 회사, 한 매체만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블록체인 시장은 최근 급격한 체질 변화를 겪고 있다. 이구순 편집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논의가 다양해지고 분화하면서 투자보다는 기술 중심으로 업계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거품이 너무 빠져 걱정되긴 하지만 산업이 건전화되려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어떤 기업이 옥석인지 가릴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시기를 거치고 나면 블록체인이라는 철학적 기술이 산업으로 들어갈 기반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호 이사도 “기술이 발전하고 투기 열풍이 줄어들면서 스타트업이나 소기업 중심이었던 블록체인 시장이 대기업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며 “올해 3분기가 중요한 시점이 될 것 같다.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기술이 가시화되면서 역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언젠가 인터넷, 전기처럼 모든 것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짧으면 3년, 길게는 10년 안에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질 거고, 그동안 토대를 쌓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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