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목소리 반영… 존재감 증명한 목포MBC

'손혜원 보도' 반박, SNS 통해 전국서 주목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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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의혹이 불거지면서 목포MBC가 주목받고 있다. 중앙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도가 전국적 호응을 얻고 있어서다.


지난 15일 SBS는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손 의원의 친인척·지인들이 이곳 건물을 여러 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SBS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손 의원은 문화재 지정 계획을 미리 알 수 있는 위치였고, 실제 건물값이 4배 정도 올랐다’고 했다.


뒤이어 다른 언론사들도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그 사이 ‘손혜원 목포 부동산 투기’는 의혹이 아니라 기정사실처럼 퍼졌다. 여기저기서 또 다른 의혹 제기도 잇따랐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목포MBC는 16일 “SBS 보도에 지역 주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중앙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17일에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 거래 동향을 살펴봤더니 투기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손 의원 보좌관이 대표였던 업체가 ‘목포 야행’사업을 주관했다는 의혹을 취재해보니 사실과 달랐다’ 등 앞서 불거진 의혹을 팩트체크했다.



이 같은 보도는 전국적으로 TV 전파를 타진 못했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유통되면서 지역방송이란 한계를 뛰어넘었다. 현장의 목소리, 역사적 자료, 구체적인 수치 등을 바탕으로 한 보도가 지역 밖에서도 호평받은 것이다. 박영훈 목포MBC 보도부장은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쭉 지켜본 지역언론으로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보는 것”이라며 “수많은 언론 가운데 사실을 조금 더 조목조목 짚어가려는 저희 노력을 시청자들과 국민이 애정 있게 봐주신 듯하다”고 말했다.


목포MBC는 이번 사안을 연일 기획 보도로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중앙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는 리포트가 눈길을 끈다. 목포MBC는 지난 21일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부 보수언론이 목포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을 ‘손혜원 타운’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면서 “손 의원 측이 자신과 관련됐다고 밝힌 토지는 990㎡(약 300평)로, 목포시 전체 도시재생 면적(12만2000여평)의 0.24% 수준이다. 이를 손혜원 타운 등으로 부르는 게 타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윤 목포MBC 부장은 “목포 근대 건축물들이 그동안 어떻게 지켜졌는지 여기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보수언론 기사를 보면 마치 지역민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손 의원의 입김에 좌지우지된 것처럼 보인다”라며 “0.24%를 가지고 ‘손혜원 타운’이라 할 수 있나. 억지로 프레임을 씌우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는 무책임한 보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박영훈 부장도 이들 보도에 우려를 표했다. 박 부장은 “SBS의 문제 제기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언론사들이 의혹 제기와 함께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보도를 위해 짜깁기 또는 왜곡하는 행태가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보도와 아주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언론은 의혹을 제기하면 끝이지만 그 여파로 지역은 상처를 떠안는다”며 “이번 보도로 작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지역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증명하고 싶다. 전국적 이목이 쏠리는 만큼 정쟁에 휘말리거나 객관성을 잃지 않고 더욱더 신중하게 보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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