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 선정 2019 언론계 3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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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광고 시장 양극화… 모바일만 강세

2019년에도 우리 경제는 2%대 성장률로 저성장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없고,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수준의 정치적 호재도 기대하기 힘들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 비용 절감도 한계가 있다. 언론사들이 올해를 여느 때보다 힘든 해로 예상하고 특단의 대책들을 고심 중인 이유다.


올해 광고 시장 전망 자체는 어둡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2018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서 2018년 국내 광고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6.45% 증가한 13조683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4.8% 증가해 1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런 성장세가 TV나 신문 같은 전통 매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바코가 전국 주요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9년 광고경기 전망’에 따르면 지상파TV, 케이블TV, 종합편성TV, 라디오, 신문 매체의 광고비는 모두 작년보다 줄어들고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비만 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광고 시장에서도 대세는 역시 모바일이다. 2018년 국내 광고시장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모바일(26.29%)이다. 모바일 광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5%나 증가했다. 모바일은 올해도 모든 매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매출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반면 지상파TV의 날개 없는 추락은 계속 되고 있다. 중간광고 허용에 따른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TV의 올해 광고비는 작년 대비 2.65% 감소한 1조44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줄곧 하락세인 지상파와 달리 종편의 광고비는 2017년 5473억원에서 2018년 5894억원으로 7.7% 증가했으며 올해도 6187억원으로 4.9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우 HS애드 글로벌미디어팀 국장은 ‘2019년 방송광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유튜브가 방송 광고시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2019년 방송광고시장은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과 동영상 중심으로 광고 시장이 재편되면서 신문사들의 한숨과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대기업들이 언론사 광고·협찬 비용을 줄였거나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 경제지 기자는 “오너리스크를 경험한 재벌들이 ‘관리’ 명목으로 언론사에 광고를 주던 것을 회의적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 같다”며 “해외 경험이 많은 3,4세들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하면 언론사의 광고 경쟁력이 시험대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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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네이버 뉴스개편 대응·알고리즘 논의

네이버 모바일 개편이 새해 1분기 정식 적용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한 뉴스 편집이 국내 최대 플랫폼 전면에 등장한다. 언론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알고리즘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대응이 구체화되는 분기점이 될 소지가 크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본보와 통화에서 “1분기 중 모바일 개편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베타테스트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고 버그 수정을 하는 등 업데이트를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토픽뉴스’가 에어스 추천 영역에 추가돼 관심분야별 맞춤 제공한다. 시점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결국 ‘마이뉴스’는 모두 개인화되는 것”이라 부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개편의사를 밝히고, 10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 현재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개편엔 네이버의 인공지능 ‘에어스’가 추천하는 뉴스 편집도 포함된다. 인력 개입이 최소화되고 AI가 뉴스 배열을 대체하는 변화다.


언론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알고리즘이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대 뉴스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이 뉴스배열 주체로 전면화했다. 부작용 역시 가시화될 소지가 크다. 인간이 만든 만큼 기계 편집이 뉴스 공정성을 담보치 못한다는 인식은 이미 광범위하다. 확증편향 해소, 허위조작정보 대응 등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 이행에 대한 목소리도 크다.


김민성 한국경제 뉴스래빗 랩장은 지난해 11월 언론재단 발행 연구서에서 알고리즘의 계량·서열·자동화란 속성이 데이터 기반 여론 집중을 심화시킬 태생적 가능성을 지적, “미디어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설명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어떤 영역에서 어떤 알고리즘이 어떤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기업은 설명하고, 사용자는 알 필요가 있다”며 “핵심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후 AI 담론이 ‘미래 담론’이었다면 올해엔 구체적인 사회적 합의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연합에선 이미 ‘일반정보보호규정(GDPR)’ 개정안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요구 권리를 입법화했다. 본격적인 알고리즘과 로봇 시대를 맞은 언론사들의 대응도 시급하다. AI저널리즘을 위한 데이터베이스의 질적 향상, 기술에 대한 이해 증진, 플랫폼 종속 극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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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플랫폼 이주기간 돌입, 이번엔 유튜브

올해도 언론사의 디지털 영상 콘텐츠 제작은 계속된다. 다만 예년과 다른 변화는 본격적인 플랫폼 전환이다. 3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제작해 주로 페이스북에서 유통해왔던 언론사들은 이제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이목을 끄는 언론사는 JTBC와 한겨레다. 두 매체는 지난해 말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NI)의 일환으로 진행된 ‘유튜브 혁신 펀딩’의 지원사로 선정됐다. 공모 절차를 통해 뽑힌 23개국 87개 매체 가운데, 국내 언론사에선 JTBC와 한겨레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두 언론사는 유튜브를 통한 영상 역량 강화와 양질의 저널리즘 양산을 목적으로 최대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를 지원받는다.


JTBC는 조만간(1분기 중) 유튜브에서 라이브 뉴스 채널을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TV 방송을 생중계하는 동시에 유튜브 라이브 전용 영상도 선보인다. 한겨레는 유튜브 데일리 라이브 뉴스를 오는 5월께 공식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국내 언론계의 뉴미디어 선두주자로 꼽히는 SBS 디지털뉴스랩도 유튜브에 안착했다. 이주상 디지털뉴스랩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력 플랫폼을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가 페이스북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입을 낸다”며 “유튜브는 댓글이나 콘텐츠 흐름 등도 정확하게 보여준다. 유튜브의 가능성과 영향력은 더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언론사의 디지털 영상 콘텐츠 제작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발표한 ‘201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이용 실태를 처음 조사한 결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33.6%이였다. 종이신문(17.7%), 라디오(20.8%) 등 전통미디어를 웃도는 수치다. 언론사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디지털 영상이 대세라지만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을지, 언론사가 1인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큰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을지. 올해 언론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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